버들길에서 : 분단비용 통일비용

 

                                                                                홍승희(평화여성회 웹진 편집장 )

 

분단국가로 살아온 지 60년이 넘었다. 그러나 과문한 탓인지 분단국가로 살아남기 위해 그동안 우리가 지불해야만 했던 비용이 얼마였는지를 종합적으로 계산한 자료는 접해보지 못했다. 무형적 피해 대가는 차치하고 유형적인 부담조차 온전히 계산되지 못한 것이다.

그저 막연히 분단비용이 대단히 클 것이라는 정도만으로는 요즘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세 제안과 관련해 쏟아져 나오는 막대한 통일비용 논리에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05년 임채정 당시 민주당 의원이 11월 국정감사에 맞춰 내놓은 자료집 ‘분단 손실과 남북 화해 협력의 경제적 효과’는 상당히 의미 있는 자료라 할 수 있다. 임 의원이 국책연구소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내놓은 이 자료는 비록 분단 이후 전 비용을 산출한 것이 아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분단비용의 계량화를 처음 시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자료에서 임 의원은 남한 사회가 지불하는 분단 비용을 연간 최소 20조6,940억 원으로 계산했다. 남북대결외교를 펼치기 위해 쓰이는 비용처럼 계량화가 불가능한 부분은 다 빠졌다. 남한 사회가 이만한 비용을 쓴다면 북한 사회 역시 그에 준하는 비용을 어떤 방식으로든 지출할 수밖에 없다고 볼 때 한반도의 불안정한 휴전상태를 지탱시켜 가기 위해 우리 민족 전체로는 얼마나 막대한 비용을 쓸데없는 분단 유지에 소모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내놓은 MB 정부의 통일비용을 380조~2,500조 원까지다. 북한의 점진적 개방을 통한 통일비용 380조, 급변사태로 인한 통일비용 2,500조라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한민족 통일비용은 최소 72조원에서 최대 5,800조원까지 제멋대로다. 물론 각각의 계산은 통일 전 남북 격차를 얼마나 줄이느냐는 전제와 통일 후 남북격차를 어느 수준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이다.

 

한마디로 북한을 계속 고립시키고 성장을 원천 봉쇄시키려 하면 결국 그 결과는 우리 후손들의 대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얘기다. 이 얘기는 바꿔 말하면 지금 우리가 북한에 보내는 지원은 대가없는 퍼주기가 아니라 통일비용을 최소화시키는 지름길이고 우리 자손들에게 짐 지우는 대신 뭔가 쓸 만한 유산을 남겨주는 쓸 만한 투자라는 것이다.

 

이런 터에 정부는 막대한 통일비로 국민을 겁주고 그런 겁박하는 내용을 믿고 통일비용에 기겁하는 이들, 일방적 퍼주기라며 손해나는(?) 장사에 게거품 무는 이들 모두가 투자의 기본도 모르는 이들임이 분명하다. 통일은 장기적으로는 크게 남는 장사요, 단기적으로도 그렇게 겁먹을 만큼 투자부담이 크지 않다는 사실을 그들은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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