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평화 협상, 화해, 협력 “여성들을 기억하라”


카렌 제이콥
WAND 회장

 

안녕하십니까? 새로운 방향을 향한 여성행동(WAND) 이사회의 회장입니다. WAND의 이사이신 수잔 세어씨가 이번 회의의 자문위원위원회에 계시며, WAND는 공동 후원자입니다.

이런 연관성 때문에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서있습니다. 말씀드리건대, 여기 계신 여러분들과는 달리 저는 학자도 교수도 아니며, 오전에 강연을 하신 웬디 셔먼 전 대사와 같이 국제 안보 문제 전문가도 아닙니다. 미국 내 언론에서 보도하는 내용 외에는 한반도 상황에 그다지 많은 전문 지식이 있지 않습니다. 지금쯤 여러분들 마음속엔 “그럼 저분이 이 자리에 왜 나와 있을까” 하며 의아해 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었습니다.

실은 농담이고 여기 나온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 전문 분야 대해서 의견을 나누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WAND의 많은 여성분들이 저와 함께 우리의 미션을 수행하고 계십니다. 즉 폭력과 군사주의를 종식시켜 여성의 권한을 신장하고, 여분의 군사 자원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환경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설명에는 전쟁이나 핵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죠. 이해를 돕기 위하여 먼저 WAND의 역사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강대국의 핵무기 개발 경쟁이 한창이던 1980년대 냉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보스톤 지역의 몇몇 여성들이 충격과 분노의 표정으로 식탁에 둘러 앉았습니다. 친숙한 장면이죠? 많은 운동이 이런 소규모 모임으로 시작되었죠. 당시 호주의 저명한 소아과 의사인 헬렌 칼디코트 박사는 인류의 멸망, 핵 겨울, 지속되는 방사능 낙진, 어리석고 이기적인 정치가들을 비판하며 활발한 핵 반대 활동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의 강연에 자극을 받은 여성들의 모임이었습니다. 이 여성들이 '핵 폐기를 위한 여성 행동(WAND, Women’s Action for Nuclear Disarmament)을 시작했습니다. 모토는 “아이들은 세상에 대해 물어봅니다”였습니다.
그로부터 10년 후 베를린 장벽과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하면서 세상은 변화했습니다. 핵무기의 위협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었지만 우리에겐 야심 찬 계획이 있었습니다. 핵무기 개발과 군비 경쟁에 소요되는 비용이 실로 가공할 만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연방 정부가 이 비용을 전쟁 외에 다른 부분에 쓰기를 원했습니다. 즉, 사람에게, 또한 식량, 빈곤 해결, 주거 제공, 교육, 구직 등의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때 인류에게 진정한 안보가 보장됩니다.

WAND는 눈앞에 닥친 과제에 두려워하지 않았고, 미국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 하에 새로운 방향을 향한 여성행동 (WAND, Women’s Action for New Directions)이라는 명칭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WAND의 리더들은 미국의 군사주의적 사고방식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주요 요직에 여성인사들이 더 많이 진출하여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여성들은 남성들과 다르게 사고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50개 주 전체의 여성 국회의원들과 손을 맞잡고 일하기 시작했고 그들이 연방 의회에 진출하기를 희망했습니다. 결과는 매우 큰 성공이었습니다. WAND의 도움과 격려에 힘입어 오늘날 48명의 여성 의원들이 연방 의회에 진출해 있습니다.

우리의 전략은 독특합니다. 여성 주 의원들과 같이 업무를 도모하여 그들이 연방 의원 선거에 출마할 때 무기, 전쟁, 연방 예산, 군수 비용 등에 대해서 박식해지도록 합니다. 그러면 여성 의원들이 지역구 현안뿐 아니라 외교 정책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추게 됩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평화와 평화 구축에 있어서 자연스럽고 진지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주제를 바꾸어 현재 직면한 문제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동북아시아 특히 남북한 문제입니다. 주지하시다시피,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 오래 동안 깊숙이 관여해 왔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군부대를 파견하고 있으며, 다자 회담의 주요국으로서 여전히 한반도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WAND는 NGO로서 오랜 역사 동안 전쟁과 군사주의 폐해 종식 및 여성의 정치적 입지 강화에 노력해 온 결과 동북아 문제 논의에 있어서 정부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입지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이유로 제가 이 자리에 초청 받은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다소 자기중심적인 경향에 대해 잘 알고 계실 줄 압니다. 현재 미국은 우파 이념주의자들이 야기한 정치적 분열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언론계뿐 아니라 정계도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도중 한 의원이 대통령을 향해 “당신 거짓말하고 있어!” 라고 외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정치적 상황에도 결코 항복한 적이 없습니다. 과감한 소수 활동가로서 부시 정권의 8년뿐 아니라 더 오랜 반 자유주의 탄압을 견디어 내어 마침내, 진보적인 새 정부의 출범을 맞이했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능력 있는 많은 여성들을 기용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케슬린 시벨리우스 복지부 장관, 힐다 솔리스 노동부 장관, 쟈넷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장관, 보니 젠킨스 국무부 핵 위험 감소 프로그램 책임자, 엘렌 타우처 국제안보군축센터 차관, 로즈 갓뮬러 국무부 VCI 국 차관보 등이 활약 중입니다. 로즈는 전략무기 감축조약 (START treaty)을 작성할 것입니다.

이제 어려운 논의에 봉착하게 되는군요. 미국 여성들이 어떻게 미국의 대북 정책을 전환토록 도울 수 있을까요? 우선, 미국이 자국의 핵무기를 포기하고 과거 및 현재의 핵 보유국들과 협상하지 않는 한 이란, 파키스탄,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이 수천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면서 타 보유국은 포기하라고 하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고 부도덕 합니다. 술집에서 금주 운동을 펼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무력이 존재하는 한, 억압받는 자들에게 평화, 정의, 인권은 먼 이야기이고 핵 폐기도 불가능합니다.

칼디코트 박사는 핵무기와 군사주의가 단지 지역적 위험이 아님을 이미 80년대에 인지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알다시피, 전 세계를 위협하는 요소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WAND는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많은 정부 인사들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냉전과 구 소련의 와해를 위해 민중운동가이자 시민외교관으로서 평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목표는 군비경쟁의 종식과 살인적인 무기의 영구 폐기입니다.

핵무기 제거는 가능한 일입니다. 핵무기와 투발수단의 파괴 및 폐기를 지원하는 미국의 Nunn/Lugar 프로그램이 구소련연방국가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카자흐 공화국은 자국 영토 내에 핵무기를 포기했으며,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핵무기를 폐기했고, 리비아는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중단하였습니다.

UN은 핵확산금지조약을 제정했고 IAEA는 핵무기 무장해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폴란드와 체코 공화국에 미사일 방어(MD)체제 배치 금지를 명하였습니다. 현재 핵무장해제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미국인들은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 (CTBT)의 상원 최종 비준을 위해 필요한 득표수 확보에 힘쓰고 있습니다.

앞서 전략무기 감축조약 (START treaty)을 작성할 여성의 이름과 정부 기관에서 핵 문제와 관련해 맹활약 중인 여성 인사들의 이름을 말씀 드렸습니다. WAND의 여성들은 “아이들은 세상에 대해 물어봅니다”라는 말을 믿으며, 칼디코트 박사가 수년 전 외쳤던 “핵무기의 악몽에서 미국을 일깨우라” 라는 말에 반응하고 행동하는 것은 우리의 몫임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토론 자료를 검토했고 연사 분들의 발표를 경청했습니다.
오랜 기간 민중 운동, 평화와 정의, 반핵, 여권운동 분야에서 일해 온 활동가로서 미국 정부에 다섯 가지 권고 사항을 전하고자 합니다. 호소문에서 표명한 내용과 유사하겠지만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1) 미국의 협상력이 증가해야 합니다. 적대감을 야기하면 효력이 없으므로 과거에 효과가 있었던 방법을 이용해야 합니다. 비공식 혹은 공식적으로 일대일 직접 대화를 시도하여 김정일 위원장과 군부 독재자들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 내야 합니다. 대화 없이 평화는 불가능합니다.

2) 미국이 전지전능하지 않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미국이 직접 북한 내부의 상황에 영향을 미치거나 주민들을 도울 수 없습니다. 특히 적대성 발언, 국경지대 군대 증강, 선박 감시 위협 등은 일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3) “당근과 채찍”. 여러분들이 성명서에서 제재 조치를 비난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대량의 당근을 사용하고 오직 소수의 “채찍”만 사용한다면, 제재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당근”용 조치로는,
a. 먼저 공격당하지 않는 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미국은 결코 북한을 침략할 의사가 없다는 안보 보장
b. 한국전 종결에 대한 조약 체결
c. 북한이 점차 주요 원자재 및 무기 수출을 중단할 수 있는 교역 조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자원을 제공하여 주민들이 지속적인 직업을 갖고 비 무기류 상품을 제조하도록 해야 합니다. 미국, 일본, 한국으로부터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면 군 병력 규모 축소에 착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d. 현 정권을 위협 또는 전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합니다. 미국이 아닌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기본 생활이 보장되고 끊임없는 공포심이 줄면 궁극적으로 통일을 위한 노력도 가능할 것입니다.

4) 건국의 어머니인 아비게일 아담스는 1776년 남편인 존에게 “…(중략) 여성들을 기억하세요... 남성들의 손에 무한한 권력을 맡기지 마세요..” 라는 편지를 썼습니다. 매우 훌륭한 조언이었습니다. 북한의 여성들을 잊지 맙시다. 셰릴 우던과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하늘의 절반: 세계 여성의 억압을 기회로 전환” 이라는 신간 저서에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 모든 사회가 혜택을 누리고, 여성이 억압 당하면 모든 사회가 고통을 받는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여성의 협상 참여와 북한 여성들의 삶을 향상 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만들기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북한과 같이 만인이 억압 받는 사회에서 이런 제안은 공허하게 들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실현될 수 있습니다. 셰릴 우던은 중국 여성들의 상황이 현저히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여성의 참정권을 쟁취하는데 70년 이상 걸렸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 헌법이 수정된 경위를 아시나요? 1920년 8월, 여성 참정권이 없는 단 한 개의 주는 테네시주 뿐이었습니다. 마지막 한 표는 여성참정권을 반대하던 24살의 헤리 번에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의 양복 앞 주머니에는 어머니가 보낸 전보가 들어 있었습니다. 전보에는 “헌법 수정을 찬성하고 올바른 일을 하라”고 씌어져 있었습니다. 어린 번즈는 어머니의 말씀대로 찬성표를 던진 후에, 동료 의원들에게 살인 당할까 두려워 상원 건물의 창문에서 뛰어내려 도망쳤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5) 마지막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이나 미-이란 관계에서 자명하게 드러났듯이, 독재자나 민주지도자 모두 존중 받기를 원합니다. 세계 안보를 위한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대감, 가혹한 제재, 경멸하는 자세를 보이면 안됩니다.

저의 조모님은 홀로 자식들을 키우시고 인내와 불굴의 용기로 대공황을 이겨 내신 지혜로운 여성이셨습니다. 항상 제게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식초보다는 꿀을 가지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단다”. 옳은 말씀입니다.

(사)평화를만드는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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