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성평화회의 참가기-여전히 전쟁의 유령이 배회하는 한반도


평창겨울올림픽 개최가 50일도 안 남은 지금도 미국의 대북강경책과 한반도 군사훈련이 횡행하는 가운데 평화여성회는 미국 소재 '위민 크로스 디엠지'(WomenCrossDMZ, WCD)와 함께 '평화를위한 여성의 목소리'(Voice of Women for Peace), '캐나다 연합교회'(United Church of Canada) 등 캐나다 평화여성단체들의 초청으로  지난 12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여성평화활동을 펼쳤다. 

활동의 주된 목적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캐나다 의회와 외교부를 상대로 한국 여성들의 평화 목소리를 전달하고 중재를 요청하는 것이었다.  

캐나다 여성단체들은 한반도 문제가 군사적인 해결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여성주의적 외교정책(Feminist Foreign Policy)을 표방하고 있는 캐나다 의회와 외교부 등 행정부에 한반도 여성의 목소리 전달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평화여성회와 WCD를 초청하였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10월, 외교부장관 성명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법이 필수적이며 가능한 방법이고... 캐나다 정부는 여성주의적 외교정책의 선구자로서 세계평화 건설에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 정부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미국과 공동으로 2018년 1월 16일에 벤쿠버에서 한국전쟁 참전 유엔군 회원국들을 초청하여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로 하였으며, 이번 캐나다 방문은 이를 앞두고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염원하는 국내외 여성평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 평화여성회와 WCD 대표단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캐나다 평화여성단체의 초청으로 캐나다를 방문해 캐나다 외교부 담당자들을 만나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에 반대해 줄 것 등을 건의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사진제공-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12월 10일 총 10명의 참석자들은 로비활동에 필요한 전략짜기 회의를 진행하였는데, 평화여성회는 촛불시민혁명 이후 현재 한국의 정치·군사적 상황에 대해 보고하였고, WCD 측에서는 미국의 대한반도 전략의 문제점을 보고하였다. 이 날 전략짜기 회의에서는 캐나다 의회와 정부가 해 주기를 바라는 몇 가지 내용이 문서로 정리되었다.


첫째, 캐나다 정부가 쿠바와 미국의 국교 재개 과정에 중재자 역할을 했던 것처럼 2010년 이후 단절된 북한과 미국과의 외교 관계 복원을 중재해 줄 것.

둘째,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재래식, 핵무기 등을 이용한 선제공격을 못하도록 제어할 것.

셋째, 캐나다의 여성주의적 외교정책의 기조는 안보정책결정 영역에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으로서, 지난 11월 1일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국가행동계획'(National Action Plan)은 여성주의 외교정책을 위한 '유엔안보리 결의 1325'에 대한 훌륭한 실행계획이며, 이를 한반도 문제 해결에 여성의 참여를 주장하는 근거로 삼는다면 신선한 주장으로 주목을 받을 것이다. 단기적인 건의로는 내년1월 개최되는 밴쿠버 회의에 여성평화활동가들과 시민사회활동가들을 초청할 것. 장기적인 건의로는 캐나다 정부가 남한, 북한, 미국, 세계 평화여성들을 초청하여 트랙 2의 평화회의를 개최할 것.

넷째, 국제적인 제재로 인해 북한 일반인,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이 심각하게 고통받고 있음을 직시하여 캐나다 정부는 대북추가 제재 조치에 반대할 것. 북한 섬유수출금지 내용을 담고 있는 유엔안보리결의 2375의 경우, 2008년 당시 통계로 40만명의 노동자 중 대부분이 여성이어서 여성이 받는 피해가 크다. 유엔북한특별인권보고관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 9월에 통과된 북한의 석탄, 철강, 해산물 등의 수출전면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유엔제재결의는 북한 일반인들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캐나다 하원의원을 방문. [사진제공-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이어 12월 11일과 12일에는 3명의 상하 양원 의원과 외교부 국제부 담당자들을 만나 한반도 상황을 설명하고 이 문서를 전달하였다. 이들은 대부분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유엔을 통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캐나다 외교부 국제부 담당자들은 2018년 1월 16일에 밴쿠버에서 개최 예정인 한국전 참전 유엔군 당사국들의 외교장관 회의에 여성시민단체활동가들을 초청해 달라는 우리 측 요청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는 하였다. 그러나 확실한 건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12월 12일 캐나다 주재 한국대사관과 미국대사관, 그리고 캐나다 외교부가 공동 주관한 '한반도, 그리고 동아시아의 역동성'(Korean Peninsula and Regional Dynamics in East Asia) 심포지움이 외교부 청사에서 열렸다. 주로 북핵문제를 다룬 이 심포지움에서 한국에서 온 2명의 남성도 발표자와 패널로 참가하였는데, 미국과 캐나다 국적인 대부분의 발표자와 패널은 대부분 북한의 폐쇄성과 고립성, 도발성 등으로 인해 미국과 유엔의 제재가 불가피함을 역설하였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대화의 필요성을 피력한 참석자는 소수였다.

 

정작 당사자인 북한이 참석하지도 않은 심포지움에서 북한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가운데 국내외 소위 남성 군사·외교·학술전문가와 관료들이 대북 강경책만 쏟아내는 국제심포지움의 우스꽝스러움과 공허함이라니.....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기를 간절히 바라는 헌신적인 캐나다 여성평화시민단체들의 노력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 이러한 평화의 힘으로 한반도에 따뜻한 봄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평창올림픽의 평화적인 개최와 분단종식을 위한 '2018 평화평창, 여성평화걷기' 

한편, 지난 11월, 민주평통 여성상임위는 ‘남북한 여성교류 재개를 통한 한반도 평화분위기 조성방안’이라는 제목으로 2017년도 4분기 제안서를 제출하였다.

새로 구성되어 9월에 출범한 18대 민주평통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정책에 따라 앞 선 2개 정권에서 파탄난 평화통일정책을 다시 가다듬고 있다. 


특히 여성상임위는 한반도 평화통일정책이 기존의 군사안보 논리가 아닌 여성주의적 시각에서의 생명· 평화· 상생 패러다임의 도입이 필수적이며, 평창겨울올림픽을 평화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한미연례군사훈련 중단 등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 국면을 돌파하고 북한의 평창겨울올림픽 참가를 권유하기 위해 '여성 대북특사단 파견', '여성과 남성 동수의 한반도 평화협상단 구성과 파견'을 정부에 요구하였다.        


평창겨울올림픽이 40 여 일 앞으로 다가 온 지금, 민주평통 여성상임위와 여성평화시민단체들이 평창올림픽의 평화적 개최와 한반도 분단 종식을 기원하며 2018년 1월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 동안 평창올림픽 조직위를 출발, 강릉과 속초, 고성 DMZ까지 걷는 평화걷기를 진행한다. 

총 100여 명의 여성들이 참여하는 '2018 평화평창, 여성평화걷기'는 한반도에서의 '제2한국전쟁'을 절대 반대하고 군사훈련 등을 포함한 모든 군사주의적인 문제해결에 반대하며, 남북한이 평화공존과 상생의 기반 위에서 윈-윈하는 모델 만들기가 목적이다.


분단극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영웅 한 명이 걷는 열 걸음이 아닌 민초 열 명이 걷는 한 걸음으로  여성들은 묵묵히 걸을 것이다. 함께하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하루 10km를 100명의 여성들이 4일간 걸으면 총 4000km. 백두에서 한라까지 두 번을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이다. 


이미 1991년에 남북여성들은 분단 이후 최초로 판문점을 오가며 '여성의 힘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외쳤으며, 서울과 평양에서 서로 만나고 회의하고 토론했던 역사가 있다. 이후 2000년대에 활발했던 남북여성교류를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중단시켰고, 비록 남북한 여성들이 직접 만나는 장이 되지는 못했으나 국제평화여성들에 의해 2015년에는 'WomenCrossDMZ' 행사가 여성들의 걷기행사로 표현되었으며, 지난해와 올해에도 여성들은 계속 임진각 일대 DMZ평화걷기를 계속 이어왔다.    


북한과 악수하고 대화하며 함께 하는 날을 앞당기기 위한 여성들의 힘찬 발걸음은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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