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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 무서운 권력
- 홍승희(웹진편집장)

***평화여성회가 이사를 함에 따라 칼럼명도 따라 바꿨습니다.

최근 서울시청앞 광장을 두고 열리기를 바라는 이들과 이를 막아서려는 권력 사이에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서거로 정국이 긴장되면서 집권세력들은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광장으로 모이는 여론을 파쇄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당초 해안 침투 간첩을 막기 위해 조직된, 이름 그대로 전투를 위해 만들었던 전투경찰을 동원해 그야말로 국민을 상대로 전투를 치른다. 방패가 수시로 무기로 둔갑해 공격을 피해 달아나는 시민의 뒷덜미를 내리 찍는 일마저 벌어진다.

이런 일은 우리 역사 속에 처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대체로 권력이 말기로 치달을 때마다 여론이 결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투경찰을 동원해 기를 쓴다. 민주주의 발전을 10년 이상 후퇴시켰던 유신 말기에도 그랬고 유신 시절의 공포정치를 그대로 모방 학습한 5공 시절에도 길거리에서 흔히 보던 광경이다.

그런 권력의 안간힘을 무력화시키며 여론이 승리를 쟁취해 한 10년 죽어가던 민주주의가 꽃봉오리를 맺는 듯했다. 그러나 지금 다시 그 악몽의 시절을 떠올리며 거리로 나서면 여지없이 광장은 닫혀 있다.

광장은 기본적으로 열린 공간이다. 우리 피부의 숨구멍과 같은 기능을 하는 곳이다. 그 공간이 닫힌다는 것은 한 사회가 숨을 쉴 수 없는 상태로 돌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모이고 또 말하는 모든 자유가 억압된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가 그런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신자유주의자들이 자유를 억압하는 아이러니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만나고 모이고 말하는 자유를 구하는 우리는 구자유주의자로 신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저들과 맞서는 셈인가보다.

숨 쉴 피부를 30%만 잃으면 사람은 죽는다. 사회 또한 같은 이치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 사회는 어느 수준일까. 아직 우리가 고통을 호소하고 비명을 지르는 걸로 봐서 잃은 피부가 30%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봐도 되려나보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20년 전까지 꽤 긴 시간을 이미 심각한 화상 환자로 지내다 겨우 10년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또 화상을 입었다. 고통은 더 커지고 그에 비례해 미래의 어둠에 대한 공포도 커진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사회 젊은이들을 고통의 기억인자를 갖지 않은 듯하다. 그들은 고통을 느끼는 대로 반응할 줄 알지만 두려움에 과잉방어도 하지 않는다. 다만 20년 전이면 이미 역사로 인식하는 젊은이들에게 또다시 그 쓰라린 화상이 고통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기성세대의 악몽이 커질 뿐이다.

광장에서 열광하는 젊음은 아름답다. 그것이 춤이고 노래고 응원이어도 좋고 당당하게 펼치는 저마다의 주장이어도 좋다. 그 젊음을 오래오래 보고 싶어 더 열려 있어야 할 광장이 가로막히는 것을 참을 수 없다.

독재 권력일수록 광장은 두려운 공간이다. 광장은 늘 낡은 것에 반역하는 젊은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래서 민주주의를, 자유를 갈구하는 이들에게 광장은 늘 열려 있도록 지켜줘야 할 성스러운 사명의 대상이기도 하다.

“늘 열린 광장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숨쉬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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