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힘으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고, 나아가 아시아와 전 세계의 평화를 만들어 가자”

(평화여성회 창립선언문. 1997. 3. 28)

안녕하신지요.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2015년에 평화여성회 대표로 취임한 안김정애입니다.

기쁘지만 두려운 마음으로 새로운 걸음을 시작합니다.

그동안 위 선언문의 취지에 따라 묵묵히, 성실히 활동해 오신

수많은 분들의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으로 기쁜 한 해이기도

하지만 한반도 분단의 역사가 시작된 지 70년이 되는 슬픈 해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한반도에는 전쟁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지요. 전쟁이 끝나지 않은 땅,

이 땅에는 정전체제가 계속되고 있고요.

분단과 전쟁, 그리고 분단의 고착화를 거친 한반도의 역사에

여성이 철저히 배제되고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남성·국가·군사주의·서구중심·현실주의에 기반한 기존의 ‘안보’ 개념은,

이제 개인의 안전과 여성의 시각이 전제된 ‘인간안보’와 ‘여성안보’로

그 내용이 수정되어야 합니다.

폭력으로부터, 빈곤으로부터 자유로운 개인의 삶이

‘안보’의 주 내용이 되어야 한다는 ‘새판짜기 전략’이지요.

그동안 한반도의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함께 분단체제의 질곡으로 말미암아

과도한 사적·공적폭력과 빈곤에 노출되어야 했습니다.

한국전쟁기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집단 피해자들과

월남민·이산가족 여성, 기지촌 여성, 여성노동자 등 그 피해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이 땅의 여성들은 더 이상 피해자로만 머물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떨쳐 일어날 것입니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평화여성회는 창립선언문에 나타난 정신을 되새기면서 다시 옷깃을 여미겠습니다.

뛰어난 한 사람이 걷는 열 걸음보다,

다소 미욱한 열 사람이 한 걸음을 걷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수한 지도자보다는 자기 일에 성실하며 따르는 자가 많은 사회가 건강하지요.

저는 우리 평화여성회 회원들과 함께 손에 손 잡고

묵묵히, 뚜벅뚜벅 우리의 길로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평화여성회 활동에 대해 좋은 의견과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에 평화의 기운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안김정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