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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이사람] “위험에 예민한 여성감성 ‘반핵’에 절실”

등록 : 2012.03.13 20:20 수정 : 2012.03.13 20:20

실비아 코팅울 독일 녹색당 ‘원자력정책’ 대변인

체르노빌 사고뒤 환경운동 투신
독일선 대안에너지 활성화 활발
“2022년 탈핵완료 중단 없을 것”

실비아 코팅울 독일 녹색당 ‘원자력정책’ 대변인
 

“독일 연방의회에서 탈핵에 반대하는 정당은 없습니다. 과거 원전 폐기에 반대했던 기독민주당과 자유민주당도 지난해 ‘2022년 폐기’에 합의했어요. 독일의 탈핵 여정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실비아 코팅울(60) 독일 연방의회 의원이 13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동북아여성평화회의 추진위원회와 한겨레신문사 주최로 열린 ‘2012 동북아여성평화회의’에 참석해 ‘핵 없는 세계와 여성의 삶’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그는 2005년 환경부 대변인을 지내고 현재 녹색당 원자력정책부문 대변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코팅울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환경재앙이 일어나는 한 자신과 가족을 위한 ‘녹색 섬’은 실현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1986년 4월26일 오후 사고 당시 그는 하이델베르크 근교에서 먹을거리를 자급자족하는 생태주의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화창했던 그날, 집 앞뜰에서 아이들과 허브를 따고 있었죠. 하지만 사고 직후 방사능 구름이 덮치면서 더는 우유를 짜고 꿀을 생산할 수 없었어요.”

그는 이듬해 녹색당에 가입해 환경운동에 투신했다. 체르노빌 사고 직후여서 전국에서는 자발적인 반핵모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독일 남부 블랙포리스트에선 ‘원자력에 반대하는 부모들의 모임’이 결성됐고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쓰자는 대안운동으로 발전했다. 이 단체는 20년 전 지역 전력회사를 매입해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키웠다. 코팅울은 “여기서 전력을 사면 전기요금 중 일부가 태양광 발전에 투자되도록 기금이 쌓인다”며 “지금은 독일에서 가장 큰 녹색에너지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핵운동에도 여성의 정체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위험에 대해 훨씬 많이 경계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전 같은 위험 요소들에 더 비판적인 관점을 유지할 수 있다.” 80년 창당 이후 반핵운동을 이끌고 있는 녹색당도 남녀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비례대표 의원 50%를 여성에 할당한다.

녹색당은 98년 사회민주당과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면서 원전 폐지를 추진했다. 2009년 기독민주당이 선거에 승리하면서 원전의 수명 연장이 결정됐으나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면서 다시 ‘2022년 탈핵’으로 돌아가게 됐다.

코팅울은 독일의 탈핵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풍력발전에서는 공급량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전력저장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탈핵 과정에서 전기요금이 오를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석유나 석탄 자원은 고갈돼 비싸지겠지만, 재생에너지는 무한의 자원량을 갖고 있는데다 기술이 개발되면서 점차 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233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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