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ider01
군사주의와 여성
신시아 인로 교수 방문 토론회

지난 2005년 6월 23일, 평화여성회 사무실에 세계여성학 대회에 참석한 신시아 인로 교수가 방문해서 여성평화운동가, 젊은 여성학자 등과 짧은 간담회를 가졌다. 무척 더운 여름 오후, 선풍기 두 대로 사무실의 열기를 식히고 시원한 수박과 김밥으로 우리의 배를 채우면서 신시아 인로 교수와 대화를 나누었다. 국제정치와 군사주의 전문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녀는 무척 혈기왕성한 낙천적 에너지를 우리들에게 전해 주었다. 모두들 그 짧은 대화모임이 아쉬웠다. 우리에게 여성운동과 평화의 힘을 나눠주신 신시아 인로 교수의 자매애에 감사드림다. (정리: 김정수 공동대표)

심영희(사회, 공동대표,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 :오늘 세계여성학대회 참석하신 페미니스트 국제정치학의 대모 신시아 인로 교수님을 평화여성회 사무실로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 교수님은 미국 클락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며, 여성주의 관점에서 군사주의와 안보담론에 대한 비판으로 여성주의 평화담론 형성에 많은 기여를 해오셨습니다. Banana Beach, Morning After, Curious Families 등 많은 책을 통해 우리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먼저 신시아 교수께서 짧게 여는 말씀을 해 주시고 질의-응답방식으로 전개하겠습니다.

신시아 인로 : 이렇게 여성평화활동가들의 현장인 평화여성회 사무실에 와서 이렇게 걸린 배너, 포스터 등을 보니 운동의 기운을 느낍니다. 이런 것이 바로 여성주의라고 봅니다. 나는 학자로서 세계가 어떻게 세계가 움직이고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이 여성의 고통을 야기하는지 설명하는 이론작업을 합니다. 이것을 학문이라고 하는데, 학문을 통해 왜 이런 것이 생기는지 설명하지 않으면 활동가들이 제대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학자가 설명하는 일을 한다면, 활동가는 그것을 통해 저항하고 대안을 만드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여성학자들과, 재미한국인 활동가와 학자들이 한국에 대해 쓴 것들을 통해 많이 배우고 영향을 받았습니다. 먼저 놀라운 것은 한국여성주의자들이 침묵 속에 갇혀 있던 일본식민지 시대 종군위안부 문제를 보고 들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한국의 여성들이 말하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미국 군대가 이런 정보가 알려지는 것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둘째, 한국여성주의자와 재미학자들은 일반 미국인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일, 즉 세계의 미군기지가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한 거의 자료를 가지지 못하는데 그것을 알려냈습니다. 심지어 활동가들도 잘 모릅니다. 이것이 내가 가르치고, 말하고,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해외의 미군기지와 기지 주변의 여성들에 대한 영향, 이에 대한 여성 활동가들의 도전을 알려내는 것이 그것입니다. 내가 여성주의자가 되기 전에는 미군기지가 가지는 정치적 의미를 국제관계, 정치학, 역사학에서 누구도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이 전에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알게 되어 그 이후 수업마다 더 강조하고 미국 내에서 알리는 작업을 합니다.
세 번째, 한국의 여성학자들과 활동가들의 통해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에서 여성의 역할을 알게 되어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민주화운동을 통해 여성의 노동이 어떻게 군사화되어 왔는지 밝혀냈습니다. 그 예의 하나가 나이키 운동화 공장의 예인데, 저는 운동화를 통해 제3세계 여성노동자의 군사화 문제를 거론합니다. 즉 미국 학생들은 다국적 스포츠 산업의 군사화에 대해 거의 관심을 갖지 못하지만, 운동화와 여성노동자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여성주의 국제정치학에 대해서 알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군사주의는 여성노동자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군사화된 국가에서 여성은 공장에서 침묵을 지키도록 강요당합니다. 국가안보를 지키도록 공장의 여성들을 억압하는데, 그들이 말하기 시작하고, 노조를 결성하고 노동조건의 개선을 요구하면 국가는 그들의 요구가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한다고 말하고 또 군사화된 경찰이 그들을 억압합니다. 이렇게 여성의 군사화는 미군기지 주변뿐 아니라, 운동화 공장에서도 발생합니다. 노동자의 삶, 시민들의 삶의 자리, 공장에서,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면, 정부에 의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주장한다는 것에서 그 연관관계를 갖게 됩니다.
권인숙 교수와의 작업에서 우리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지만, 사실상 나는 그녀의 학생이었습니다. 내가 그녀의 박사과정 지도교수가 된 것은 나에게는 커다란 특권이었습니다. 그의 연구를 내가 처음으로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권인숙은 민주화운동이나 학생 역시 군사화될 수 있다는 자기 비판적 시각, 그리고 자기 경험에 대한 성찰적 시각을 가졌습니다. 권인숙 교수는 1980년대 운동에서 성찰하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특히 운동권은 여학생에 대해 특정한 전략이나 활동을 받아들이게 하였는데, 즉 여성들이 비판적이 아니라 가부장적 질서를 수용하도록 한 점, 그리고 비민주적인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한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평화운동이나 반기지 운동 역시 군사화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단체의 활동가로서 해야 할 일들 가운데 어떤 부분에 우선권을 둘지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단체와의 관계에서 혹은 조직 내의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혹시 반여성적이고 군사주의적인 것이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국가가 계속해서 조작하는 것, 누가 적이고 어떤 것이 효과적인 데모방법인지 등에 대한 조작하고 그런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비판하고 경계해야 합니다.

  1. [2015/07/23] 울란바토르 프로세스 간담회 자료집 by 평화여성회 (746)
  2. [2015/07/14] 여성 참여 막는 군사안보 우선정책 바뀌어야 by 평화여성회 (815)
  3. [2015/07/13] 울란바토르 프로세스 발족 by 평화여성회 (398)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 WPP회의를 다녀왔습니다 file 평화여성회 2016.02.03 484
33 <여성과 정전협정 60년 학술토론회> 여성! 정전협정 60년을 말하다 file 평화여성회 2013.09.09 2517
32 SOFA 개정에 신설되어야 할 여성인권보호 조항 (2000.9) [319] 평화여성회 2011.11.23 5201
31 20100428 천안함사태의 진실과 향후 전망 "깨어진 평화, 그리고 천안함" [400] file 평화여성회 2010.04.29 12243
30 20070709 안보와 평화를 재정의하는 여성들 [1]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0567
29 20070709 평화로운 여성을 넘어서 [31]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1417
28 20070709 평화를 재사유하기 위해: 민족, 국가안보, 남성성 [88]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1419
27 20070703 사회복무제, 여성도 참여하라? [308]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3448
26 20060811 이스라엘의 레바논침공 규탄 여성단체기자회견자료모음 [3]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0662
» 20050817 신시아 인로 교수 방문 토론회 [249]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2763
24 20030925 군폭력의 근절과 군사법제도 개혁 [6]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0986
23 20030925 독일 의회 - 국방옴부즈만 제도 [19]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1537
22 20030925 국회에 국방옴부즈만 제도를 설치하자 [47]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0661
21 20030925 전문가포럼 "군대 내 폭력 및 인권침해 실태와 대안 마련" 토론문 [21]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1637
20 20030925 민간인 국방감독관 제도의 도입 필요성 [24]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1094
19 20030923 군인의 전화를 통해 본 사병 인권의 현실 [35]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8895
18 20030718 평화운동과 여성의 힘 [8]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3702
17 20030718 병역거부운동과 여성 [49]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2577
16 20020923 미사일 방어체계, 창과 방패의 논리 [35]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5181
15 20020912 군사주의, 여성, 탈군사화를 위해서 [40] file 평화를만드는여성회 2009.09.14 10682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