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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글쓰기

하늘초등학교 수업소감

2015.11.18 10:20

평화여성회 조회 수:396

                                                                                    김진희 (부설 갈등해결센터 운영위원)


하늘초 수업은 갈등해결이라는 주제로 5월을 시작으로 해서 10월 마무리까지 총 10번의 만남으로 진행되었다.

센터 창립 이래 대규모의 진행인원과 수업시간으로 사전에 많은 준비과정을 거쳤으나 어딘지 미숙해보였다.

그러나 애정어리지만 미숙한 만남과 고민들이 실제 수업의 토양이 되었던 것 같다.

어린 아이라고 하기에, 또 사춘기청소년이라고 하기에 애매한 나이대의 4학년 아이들은 솜털이 파릇파릇한

귀여운 아이들이었다. 뭘 하는지도 모르는 어리둥절한 표정의 아이들을 만나 시작한 수업은 역동적이었다.

에너지가 넘치고 시끌시끌한 아이들은 조금 설명이 길어지면 하품을 하고, 놀자고 떼를 쓰고 진행자와 아랑곳

없이 옆 친구와 이야기를 하였다. 그 모습이 자연스럽고 자유스럽기 보다는 눌려졌던 것이 터져버린 모양새처럼

분산되고 억지스러워보였다.

진행자들은 수업하는 과정에서 선택의 기로에서 갈 길을 못 찾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였다. ‘한 달에 한 두번 만나서

과연 될까?’하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하였다. 그럴때면 서로에게 의지해서 고민도 나누고 방향도 찾고 위로도 해가

면서 힘을 키워나갔다. 매 수업 후에 만나서 평가회의를 하고 메신저 상에서도 의견을 나누며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조그만 자극에도 화를 내고,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상처가 되게 하는 일이 많았다.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표현을 하고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잘 해결해 가야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것보다 존중받는

기회를 통해 몸과 가슴에 새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 시도는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위축되어 말 한마디 하지 않던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였고, 주먹이 먼저 나가서 말이 필요 없던 아이는

상대에게 편안하게 대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들은 잘 몰라서, 어려워서 헤매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자기경험을

통해 배우고 따라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처음 만났을 때 고민을 안겨 주었던 아이들은 진행자와 친밀해져서 서로에게 칭찬과 덕담을 해주고 수업이 끝나는
것을 아쉬워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게 되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찡하고 감동적인 수업이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수업에 대한 확신을 가지면 되리라는 다짐도 아울러 하게 되었다.


나로 시작해서 우리로 끝났다는 명언을 남기며 서로를 지켜주고 위로해준 선생님들과 그런 선생님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 아이들이 아직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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