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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평화의 길

자유 -김남주

2010.04.01 14:47

평화여성회 조회 수:16977

자유

 

    김남주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이다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이다
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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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시인은 80년대를 대표하는 양심수이자 투사로 기억되는 사람이다. 그는 1974년 「창작과 비평」여름호에서 '잿더미' 등을 발표하여 문단에 나왔다.
그러나 김남주 시인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79년 남민전 사건으로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면서 발표한 시집 <진혼가>(1984년), <나의 칼 나의 피>(1987년) 였다고 할 수 있다.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서슬퍼런 칼날 아래에서도 시인은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시로 발표했다.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감수하면서 시인은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시어(詩語)로서 자신을 세상에 내보인 것이다.
그 시들은 필기도구가 전혀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인이 빈 우유곽에 못으로 꾹꾹 눌러 쓴 것들이었다. 인간의 의지와 자유에 대한 열망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그 지옥과 같은 상황에서도 이러한 시작 활동을 해야만 했을까 하는 의혹이 들 정도로 처절한 시들이다. 1988년 12월 가석방 조치로 석방되었으나 그후 몇해를 살지 못하고 1994년 2월 13일 숨을 거두면서 그의 시작 활동도 끝나고 말았다. 그의 시는 김지하 시인과 더불어 가장 많이 민중가요로 만들어져 불리워지기도 했다.
작품으로는 1984년에 발표한 첫 시집 <진혼가>에 이어 <나의 칼 나의 피>, <조국은 하나다>, <솔직히 말하자>, 시선집 <사랑의 무기>가 있고 옮긴책으로 <자기의 땅에서 유배당한 자들>(프란츠 파농), <아타 트롤>(하이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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