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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및 보도자료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795341.html



김성은(71)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이사장의 남편은 진보 성향의 신학자 노정선 연세대 명예교수다. 남북 교류 협력을 강조해온 통일운동가이기도 하다. ‘남편의 빅 팬’을 자처하는 그는 이명박 정부 이전까지는 사회운동에 소극적이었다. 남편이 혹여 대학서 불이익을 받아 직장을 잃게 되면 자신이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에서다. 그러다 2011년 결국 뛰어들었다. 서울신학대 교수에서 정년퇴임하던 해였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운동권이 어려워졌어요. 평화통일 운동에 대한 지원은 없고 행사 방해만 했죠. 어려울 때 보탬이 되려고 이사장을 맡았어요.”

그를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성미래센터 1층 카페에서 만났다.

6년전 정년 무렵 통일운동 ‘가세’ 
27일 임진각 ‘여성평화걷기’ 공동대표 
“남북 호응해 무기 모두 내보냈으면” 
남편 노정선 교수와 연대 졸업 동기

진보통일운동 돕는 ‘장학금’ 자처 
“팩트체크 철저히 하는 게 평화교육”


그는 최병일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함께 ‘2017 여성평화걷기 조직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대회는 오는 27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은 파주 민간인 통제선 내 생태탐방로와 평화누리길 일부 구간을 포함해 6.5㎞를 걷는다. 어린이와 노약자를 위한 4㎞ 코스도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민통선 출입 허가 절차를 위해 24일 오후 10시까지 신청을 해야 한다.(wpwalk.kr)


“지난해엔 1천명이 참석했어요. 올해는 1600명 정도 예상하고 있지요.”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 세계적 여성운동가 30명은 2015년 북으로 들어가 비무장지대를 종단해 남한 땅을 밟았다. 이 ‘위민크로스디엠제트’(WCDMZ) 행사가 이듬해부터 ‘여성평화걷기’로 이어졌다.


24일은 1981년 유럽 11개 나라 여성운동가 49명이 모여 정한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그 이듬해부터 여성운동가들은 중동 등 분쟁지역을 중심으로 평화 행동에 나서고 있다. ‘위민크로스디엠제트’도 그 하나였다.

김 이사장은 “전쟁이 나면 제일 피해를 보는 이들이 여성과 노약자”라면서 ‘생명과 화해, 군축’을 강조했다. “걷기 행사의 출발도 군축이죠. 지금 우리나라에 온갖 무기가 모이고 있어요. 자칫 잘못하면 시리아처럼 전쟁터가 됩니다.”


지난해 여성평화걷기 대회 모습.
지난해 여성평화걷기 대회 모습.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는 지난 3월 20돌을 맞았다. 1991~92년 남·북·일 여성들이 모여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를 열었다. 그때 참가자들은 육로로 남북을 오갔다. 남북 민간교류 사상 첫 판문점 육로 통행이었다. 고 이우정(1923~2002), 이효재 선생 등 당시 토론회를 이끌었던 남쪽 여성 지도자들이 주도해 이 단체를 만들었다.


“성경에 ‘평화를 만드는 자가 복이 있나니’란 말이 있어요. 단체 이름에 ‘만드는’이란 진행형이 들어간 것은 행동을 강조해서죠.” 왜 ‘여성 평화운동’일까? “지금까지 남자들은 전쟁만 했어요. 여성들은 생명살리기에 관심이 많아요. 집에서 밥만 지을 수는 없었죠.”


그는 91년 서울 토론회 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때 참가자들은 평화를 위해선 군사주의와 가부장주의를 넘어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군사주의와 가부장주의는 지금도 여전해요. 가부장주의는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입니다. 수평이 아니라 수직의 문화가 가부장주의죠. 무기와 군, 전쟁과 같은 군사 문화가 바로 수직의 문화입니다.” 여성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부장주의의 한 예라고 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뒤 한 달 만에 개성공단을 닫았어요. 공단에 관계된 많은 사람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했죠. 이게 바로 가부장주의입니다.”


그는 여성평화걷기가 휴전선 넘어 개성까지 이어지길 희망했다. “여성들이 연대해 맨손으로 즐겁게 노래하면서 길을 걷습니다. 새로운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메시지이지요. 남북이 호응해 무기를 한반도 밖으로 내보내면 좋겠어요.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큽니다.”


그는 남북관계의 해법으로 ‘교류 협력과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80년대 말 세계교회협의회 평화팀 일원으로 분쟁지역인 스리랑카 자프나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평화협상에 관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어요. 전 세계의 온갖 무기가 다 있더군요.” 이 경험은 교훈을 줬다. “당시 반군 아이들까지 다 총을 들었어요. 또 아무리 통제해도 반군 거점으로의 밀수를 막을 수 없더군요. 북한을 아무리 궁지에 몰아도 우리가 원하는 걸 얻기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88년 미 코넷티컷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엔 <평화와 기독교 교육> 책도 펴냈다. “평화가 이뤄지 않는 이유는 이해집단과 지도자들 탓입니다.” 평화교육이 뭐냐는 질문에 “요새말로 팩트 체크를 철저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유하고 비판하고 그래서 행동으로 가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우리 정치나 종교, 교육계를 보면 그런 게 없어요. 문제를 바로 보게끔 하는 교육이 바로 평화교육이죠.” 사드를 예로 들었다. “사드를 두고 ‘좋은 건데 왜 반대해’라고만 할 게 아니라 사드가 왜 필요한지 성찰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지난 ‘광화문 촛불’이 성찰해서 행동하도록 하는 교육의 생생한 예라고도 했다.


올해 결혼 46돌이다. 남편과는 연세대 69년 졸업 동기다. “노 교수가 북한 교계 인사 등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부과된 과태료만 1천만원이 됩니다. 제가 남편에겐 ‘김성은 스칼라(장학금)’이죠.” 그는 ‘남북 교류와 남편의 활동 후원하느라 지금껏 자비로 외국여행 한 번 가본 적이 없다’며 웃었다.



글·사진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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