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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문 및 성명서 Speeches & Statements

러시아 여성의 관점에서 본 동북아시아의 평화문제

 

N.B. Lebedeva  
러시아 여성연맹 회원,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동아시아연구소
지도연구원


의장님! 동료 여러분! 동지분들!

북한은 올해 4월, 5월, 7월에 걸쳐 중장거리 미사일 및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 위험한 행동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긴장상황은 절정에 치달았고, 지역의 평화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두
유감스럽게도 한반도의 위험한 안보환경은 60년 이상의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냉전과 탈냉전" 기간동안 발생한 지역갈등 중 가장 오래되고 장기화되고 있는 위기상황 입니다. 아직까지도 북미간, 북일간 외교관계는 수립되지 못하였고, 한반도의 평화는 1953년 이후 굳혀진 불안정한 정전상태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특히 분단되었던 독일, 베트남, 예몐이 모두 성공적으로 통일을 이뤘다는 사실에 기초해 볼 때, 한반도의 분단 상황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영혼과 가슴은 불합리한 한반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민족은 한반도 내에서 13세기 이상을 하나의 개인으로, 국가로 살아 온 단일민족 입니다. 불행하게도 남한과 북한은 한국전쟁 이후 불신과 오해, 반목과 상호 위협 속에서 공존해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핵비확산, 안보와 안정의 원칙, 모든 여성과 아동을 위시한 동북아 시민들의 경제발전 및 협력, 복지와 번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동북아에 대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세계질서에 대한 위협이기도 합니다.
저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위협상황에 대한 분석을 통해 어느 한쪽을 정당화하거나 비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저는 여성으로써, 학자로써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하고자 합니다.

안보환경에 대한 전망
1. 기술적으로 볼 때, 최근 단행된 실험들은 향후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군도 혹은 더 근접한 곳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이 발전하고 있으며, 이전 실험결과에 비교해 볼 때 훨씬 더 강력해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일반적으로 이 프로그램들은 북한의 군사억지력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군사억지력의 실질적인 장치로서, 북한은 재래식 무기에도 의존하고 있습니다(이는 남한의 높은 국방비 지출에 대한 대응이기도 합니다).

2. 정치적으로 이 실험들은 취임 초기단계에 있는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단호한 의지의 표명이자, 한반도 문제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시험해 보고자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기다리고만 있는 다른 6자회담 회원국들에게서 반응을 도출해내기 위한 북한의 "강력한 조치"로 보입니다.

3. 경제적인 측면에서, 북한의 군사화된 통제경제는 대외원조에 의존해서만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김정일 체제는 원조를 얻어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핵을 앞세운 협상 밖에는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정책 뒤에 숨겨진 논리가 탄력을 받을수록, 북한지도부는 더 큰 원조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북한체제가 "핵카드"를 사용하는 동안 (예를 들어, 남한의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예상치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고비용의 미사일 실험을 위해 5-6억 달러 이상을 소모), 북한 인민들은 지난 수십 년간 심각한 식량·에너지·비료의 부족과 셀 수 없이 많은 자연재해의 재발을 경험해 왔습니다. 유엔은 북한이 160만 미터톤의 곡물이 부족하다고 추정하였습니다. 이에 더해, 세계 곡물가격은 지난 2008년 거의 세배 가량 증가하였습니다. 북한의 남성, 여성, 아동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시장가격에 의존해 가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북한은 빈곤의 늪에 빠져 점점 더 가난해져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정책(대외원조 부문을 포함)은 매우 논란의 소지가 많으며 경직되어 있습니다. 타협과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탈퇴와 핵검증을 거부하는 태도는 체제의 정치·경제적 생존보장이라는 주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서 늘 사용되어 왔습니다 (러시아는 전체주의 체재의 속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다른 국가의 개입 혹은 "민주주의의 수출"을 통한 방식의 체제교체(regime change)에 반대합니다. 이라크에서의 경험은 그와 같은 개입방식의 부정적 결과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제개혁과 정치적 자유화 (political decompression)는 점진적인 체제 완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존하는 족벌체제(present-time clan)는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한반도 통일의 물꼬도 터질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과 북한
북한의 지도자들은 어떠한 목적과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이처럼 행동하는 것일까요?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미국의 대북 강경책과 북한에 대해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으로 군축을 강요하는 미국의 태도는  북한지도부의 피포위 의식(the siege mentality)을 공고히 하고 체제를 강화시켰을 뿐입니다. 날로 심해져가는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적대감은 북한 지도부가 그 사회 내 한층 강화된 안보조치를 취하고, 사회·정치 세력 대신 인민군이 국내정치의 중심에설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더욱이 경제개혁에 들어갈 엄청난 양의 자원동원이 가능해졌고, 체제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지지는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몇몇의 분석가들은 냉전적 사고방식을 환기시키면서, 남한과 동북아시아에서 미군의장기주둔을 정당화하기 위해 미국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유발시킬 필요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북한의 핵 위협을 의도적으로 과장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문제는 단지 핵확산의 위기나 안보위기로만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는 동북아시아 미래 안보질서의 재편과전 한반도에 대한 장기적 통제와 지배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간의 거대 이해관계가 걸린 지리적·외교적 게임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우월적 지위에 도전할 수 있는 제2의 수퍼파워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라크와는 달리, 미국은 북한과 관련하여 근본적인 경제·지리적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북한에는 석유가 없습니다. 북한은 오히려 가난하고, 배고프고, 저개발된 나라일 뿐 입니다.

한반도에서의 위협은 과연 실재하는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가에 대해서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가상이 아닌 직접적인 위협을 받아왔습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선제타격이 상정한 작전계획5026, 5027, 5029 등을 결코 쉬쉬했던 적이 없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주니어 부시는 2007년까지 군사적 방법을 동원하여 김정일 체제를 바꾸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남한으로부터의 핵무기 철수를 명시하고 있는 1991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에도 불구하고 , 미국은 56년 전 체결된 한미안보조약을 이유로 핵무기를 유지하면서 수십년간 남한내 엄청난 수의 병력과군사기지 및 시설을 주둔시켜 왔습니다. 즉, 미국은 일본처럼 한국에 대한 핵우산을 지속적으로 보장해 온 것입니다.
미 국방부는 그들의 이익과 목적에 맞춰 동북아시아 지역내 대대적인 군사재편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7천명의 해군병력을 오키나와에서 핵잠수함이 종종 드나드는 괌으로 재배치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일본, 호주, 남한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싱가포르, 태국, 타이완, 남한과 합동 해상군사훈련을 수차례 실시해 았습니다.
저는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치는 북미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시행정부 1기동안, 미국은 핵을 포함한 북한문제를 "테러와의 전쟁"의 관점에서 접근해 왔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에 발목이 묶여, 6자회담에서는 오히려 소극적인 역할만을 수행했을 뿐입니다. 부시행정부 1기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문제와 전체 한반도 상황을 어느 정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부시행정부 2기에 들어서서는 동북아시아 및 북한 정책에 대한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이는 곧 2005년 9.19 공동선언, 2007년 2.13합의, 그리고 북한의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의 해제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자세한내용을 모두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한마디로 말해 북미간 관계는 늘 양지와 음지를 오갔습니다. 극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는 헛된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에게 강경책이라는 유산만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고위급 서클의 관점변화에는 특별히 주목한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가까운 장래에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서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세계가 심각한 경제·금융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는 오바마 행정부의 주된 관심사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08년 말에 출간된 특정의 문서들 ? 한반도 상황에 대한 미 국방부 특별보고서, 분석보고서 “글로벌 트렌드- 2025”, 전 미 국방부 장관인 로버트 게이츠의 “포린 어페어” 기고문 등 ? 은 하나같이 북한 핵탄두에 대한 고위 미군장성들의 일반적인 견해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위에 언급한 모든 문서들은 최초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미국의 고위관료들이 두고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미군장성들은 새로운 핵보유국인 북한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핵·미사일 실험과 한반도 상황에 대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반응
이와 같이 심각한 사건들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안보에 장기적이고,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일본정부는 일본의 법과 헌법은 핵무기 보유를 금지하고 있지 않으며, 국가의 장래를 위해 이를 정치적 고려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공식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만약 국내외적 상황이 그 필요성을 인정할 경우, 일본은 핵무기를 취득하기 위한 조취를 취할 것입니다. “2005-2009년 군사력 발전을 위한 기본방향 (The Basic Directions of the development of Armed Forces from 2005 to 2009)”은 일본이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을 심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동북아시아 내에서 일본의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전략적 상황변화가 발생할 경우, 일본은 일년 내 핵무기 취득을 위한 조취를 취하려 할 것입니다. 2009년 춘/하기 당시, 그 위협이 현실화되자 일본 방위성은 미국의 협조 하에 국가미사일방위체제 구축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까지 일본 내 11개의 군사기지에 패트리어트(Patriot) 미사일이 배치될 예정이며, 이후 신종 미사일 타드(THAAD)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과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안보환경의 설정은 21세기 지역 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남한의 전략적 위치설정 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남한 국민들 사이에서는 한미동맹의 재조정이 불가피하며 아마도 중국이 현재 미국이 맡고 있는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실, 남한 국민들은 중국의 증대된 전략적, 경제적 위치와 지리적, 역사적 근접성, 그리고 남북한 모두와의 친밀한 협력관계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중국이 동북아시아의 다자안보협력 메커니즘 구축과 관련하여 보다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전문가들은 핵문제와 관련하여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보여왔습니다. 남한이 동북아시아 지역 내 리더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정치적 야망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동북아시아 내 경제협력 분야 뿐만이 아닌 정치적, 군사적 영역에서 남한의 역할을 점쳐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핵무기를 가졌을지도 모를 북한과 한국이 통일할 미래를 일정부분 두려워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경우, 더 안전하고 안정된 상황이 찾아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직 시간만이 이를 말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동북아시아의 여성들은 지역 내 위협적인 핵무기 야망에 대해 분명히 반대의사를 표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더 불안정안 환경에 대한 더 위험한 대처방식이 될 것입니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 목표가 남북한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장 뿐만 아니라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위에 언급한 동북아시아 다자안보 메커니즘을 설립하려는 중국의 제안 뒤에는 아마도 두 가지 무언의 의도가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의 행동은 이와 같은 메커니즘에 의해 관리, 통제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제2의 수퍼파워로서 중국의 경제발전과 평화로운 성장을 위한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한반도의 통일 과정에서 중국의 정치· 외교·경제적 압박수단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 틀을 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북아시아의 최근 추세에 대한 러시아의 관점과 위치
국제사회와 동북아시아에서의 러시아의 영향력은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에너지 자원에 의존한 경제력의 발전, 산업의 확장, GDP 성장, 군사시스템의 현대화에 따라 지역적, 국제적 영향력을 회복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경제·금융 위기와 석유 및 가스가격의 지속적 하락은 러시아의 발전속도를 늦추고 있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만약 러시아 지도부가 석유와 가스에 대한 전적인 의존도과 부패수준을 낮추고 다른 산업 및 소규모 사업을 발전시킨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은 있습니다.
한반도와 관련하여, 러시아 지도부는 한반도 프로세스의 발전을 지원하면서, 남북한 각각의 정부와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적절한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실험 이후에, 러시아연방의 외무장관인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2009년 4월 북한과 남한을 처음으로 방문한 세계지도자 중 한명이었습니다.
남북한과의 협상 결과를 요약하면서 라브로프 장관은 다음의 세가지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1. 현상황은 물론 긴장상태에 높여 있지만, 어느 누가 일을 완전히 그르치지만 않는다면 희망은 있습니다. 각 당사국마다 자기들만의 사실관계와 주장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2. 6자회담의 재개와 핵문제에 관한 대화를 지속하는 일이 매우 시급한 상황입니다.

3. 러시아는 동북아시아에서의 핵 군비경쟁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북한의 NPT 체재로의 복귀를 촉구합니다.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향후 발생할 사건들이 러시아의 안보와 정치·경제적 목표와 직결되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는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비핵화, NP에 기초한 안보시스템의 구축, 동북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북한 핵의 검증 과정에 있어서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남한이 아닌 IAEA가 중심적 역할을 맡아야만 할 것입니다. 러시아는 한반도 상황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며 북한에 대한 적대적 발언들을 삼가해 줄 것을 호소하는 바입니다. 
지난 2009년 7월 오바마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모스코바에서 한반도 핵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였고 “2010년에 핵무기 관련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 하였습니다.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과 관련하여서는, 주의와 인내를 가지고 한반도에서의 비핵화 논의를 지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과 6자회담에 관한 논의를 위해 러시아는 특별실무회의를 몇차례 개최한 바 있습니다.

결론
다음 언급될 점들은 향후 몇 년간 동북아시아 정치, 안보에 핵심이슈로 떠오를 것이 자명합니다.
1. 북한 핵문제의 해결, 군사적 긴장 해소, 군비 제안, 비무장지대를 포함한 남북한 영토 전역에 걸쳐 동일상한선(equal ceiling)을 맞추기 위한 병력 및 대상무기의 감축, 한반도 내 주한미군 및 기지 철수

2. 북한의 국가적 지위 및 정책의 정상화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의 변화

3. 바람직한 지역안보 시스템의 구축과 지역갈등 관리

4.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

이 모든 이슈들은 6자회담에의 노력과 여성의 새로운 주도가 전제되어야 할 사안들입니다. 6자회담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
첫째, 회담의 가장 큰 문제는 5개 당사국(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남한)이 북한에 대한 일치된 접근법을 마련하지 못하였고 각자 다른 입장에서 이 사안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이제 거의 어느 누구도 북한의 편에 서 있지 않습니다). 경직된 요구를 한다는 점에서 일본은 어느 누구보다 미국 입장에 가깝습니다.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회담과정을 운용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만,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덜 무리한 방식으로 북한문제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남한과 러시아는 가장 부드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둘째,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은 어렵고 예측하기 힘든 과정입니다. 협상자들은 마치 얇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듯 합니다. 지난 몇 십년에 걸친 협상의 성패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세계는 북한 대표들이 종종 사안을 은폐하거나 협상을 거부해 왔던 상황을 목도해 왔습니다.
그러나 협상에서 미국과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일본은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펴 왔습니다. 미국은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으며 북한이 순응하도록(오히려 신경을 거슬리는 효과는 냈습니다만) 협박하기 위해 종종 이를 언급해 왔습니다.
6자회담 이외에, 다른 혁신적인 협상방식과 메커니즘을 마련하는 것도 적절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북미간, 북미중 간에 그러한 구조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구조들이 다른 대화를 방해하거나 망치지 않으면서 당자국과 협상자들의 이해관계에 대한 균형을 맞추면서, 협력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여성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 이 장애물들이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결정과정과 평화협상에서 여성들의 참여도는 현저히 떨어지거나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의 주요 임무는 여성들이 모든 평화협상, 회의, 토론, 그리고 무엇보다도 6자회담, 비핵화 협상, 동북아시아의 평화구축 메커니즘에의 완전한 참여를 이뤄내는 것입니다.
물론 “여성과 정치의 양립가능성”, “여성과 결정과정에서 그들의 역할과 위치”라는 주제는 매우 넓습니다. 이는 특별토론이 필요한 사안인 것 같습니다. 많은 국가들에서 이 풀기 어려운 문제는 이미 해결된 상황입니다. 그러나 저는 위에 언급한 분야에서의 여성참여는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은 협상을 더 훌륭히 수행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적 적수를 위협하기 보다는 설득해낼 힘이 있습니다. 우리의 협상가로서의 잠재력은 아직 발휘되지 못 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힘과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얻어내야만 할 것입니다.

2. 각국 정부들은 학자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이들과 의논하고, 그들의 진단을 받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남한과 북한에는 많은 연구기관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남한 연구기관들의 연구결과는 신뢰할 만하며, 미국,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특별한 주의가 요망됩니다. 특히 남한의 통일부 및 몇몇 싱크탱크들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 통일연구원(KINU), 세종연구소, 외교안보연구원(IFANS), 한국국방연구원(KIDA) 및 대학부설 연구센터 등.
단기적으로는 한반도내 갈등예방의 임무 수행을 위해서, 장기적으로는 동북아시아 내 한반도의 통일과 비핵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평화를 성취하기 위해서,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남한의 관료와 학자들이 참여하는 공동실무그룹의 설치를 제안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틀 안에서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특히, 6자회담 휴지기 동안), 남북한 관계 발전을 위한 미래의 선택과 어려움들에 대한 시나리오를 구성하면서, 남북한의 공존과 화해를 위한 새로운 개념과 구체적인 혁신적 메커니즘을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학자들은 현 상황에 대한 여성적 측면의 문제들을 모니터하고, 지역안보와 비핵화 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위한 다국적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3. 6자회담 당사국들과 멤버들은 일반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해야만 할 것입니다. 2000-2008년 동안의 갤럽, CNN, 맨스필드 아시아, 러시아 센터를 비롯한 다른 설문조사 기관과 기업들은 한반도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 서유럽, 중국, 일본, 남한, 러시아 전역에 걸친 광범위하고 심도있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왔습니다. 그 설문결과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군사적 대응이 아닌 정치적, 외교적 접근에 대한 높은 지지를 보였습니다. 물론 나라별로 편차를 보이기는 했습니다만, 전반적인 성향은 평화적 협상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습니다.
이같은 설문조사를 지속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들의 전반적인 인식을 대변합니다. 6자회담 당사국들은 이 설문결과들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뷰, 공적·과학 회의, 언론보도, 평화문화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영상 등에서 여성들은 더 크고 강한 목소리를 내야만 할 것입니다.

4. 여성의 평화유지임무 참여에 대한 유용한 정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후복구, 시스템 구축, 지속가능한 발전을 비롯한 평화구축과정에서 여성들이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유엔이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평화유지활동에서 남성과 여성이 함께 소속되어 있는 팀들이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해 왔습니다. 또한 이러한 경험들은 여성들의 유엔 군·경·민 활동에의 참여가 전쟁갈등 속에서 권력남용, 성 착취 등의 문제점들을 막는 중요한 사회안정화 기제로서 작동한다는 점을 잘 보여줬습니다.
평화유지활동에 더 많은 여성들이 참여한다면(특히 정책결정직에의 참여)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 평화유지군은 수많은 나라들에서의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위기상황에서의 용감하고 잘 훈련된 태도로 지역 여성들의 귀감이 되어 왔다는 사실은 실재 경험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역 여성들은 남성군인들보다 여성 평화유지군을 더 신뢰하며 더 자주 고민과 요구사항을 의논해 왔습니다. 여성 평화유지군은 인도주의적 구호물품 배분에서도 훌륭한 역할을 펼쳐 왔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성 평화유지활동가 비율은 아직까지도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회의에 참석하여,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해 몸 바쳐 일하는 멋진 활동가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대 대해 큰 감사를 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Nina Lebede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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