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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운동

북한여성,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김귀옥(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1. 머리말

2000년 10월 10일 북측의 '조선로동당' 창립 55돌 행사의 참관단으로 방북한 여성계 대표들은 북측 여성계 대표를 만나 2001년 3·8남북여성대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2000년 여성국제전범 법정"이 도쿄에서는 7년만에 남북 여성이 얼굴을 맞대고 '위안부 문제 정책 협의회'를 구성하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남북이 수시로 협의를 갖고 적극 공동 대처하겠음을 합의해 냈다. 이러한 사건들은 몇 년간 대화의 단절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이 오랜만에 한 목소리를 내어 한반도 문제에 대응하고 남북 화해와 통일의 길에서 여성의 역할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는 점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
물론 이러한 급진전된 분위기를 낳은 것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남북정상간의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으로 인해 그간 잠시 주춤거렸던 남북 교류와 경협이 여느 때보다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그전까지는 경협의 주체로서 뒤밀려 있던 중소기업측에서도 경협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콘소시엄을 만든다, 연락선을 찾는다, 품목을 개발한다는 등으로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학교를 비롯한 사회 시민 단체들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나 북한바로알기운동 등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돌이켜 생각하면 1995년 이래로 남한의 대북 사업들 가운데 가장 각광(?)받았던 사업과 주체는 단연코 '대북구호사업'이며 그를 주도했던 대북구호단체들이다. 25개 해당 단체들이 '대북지원 민간단체 협의회'를 구성했다. 단체들의 사업의 내용을 관계자의 비판의 소리를 들으면 한마디로 '북의 상품화'였다. 이 단체들은 북한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부족한 채 대북 지원의 긴박성과 과열 경쟁으로 인해 북한 사람을 온갖 선정적 표현을 동원하여 '희망 없는 피해자'로 만들기에 급급했다(김미경, 2000). 그러한 몇 년의 동안 우리는 북한 사람을 '거지떼'로 인식하고는 있지 않은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북한 사람들의 행복하거나 웃음이 가득한 얼굴을 보면 거짓된 것이 아닌가 의아해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북한 사회가 다 해체되어 북한 사회가 건재(!)하다는 사실을 의문시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북의 아이들은 모조리 '꽃제비'가 되었고 북의 여성들은 모두 봇짐 장사꾼으로 떠돌아 다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북 사업은 북한이 어려웠던 시절, 그들의 어려움을 같이 나누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결코 과소 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몰이해와 문제도 적잖이 노출된 것 같고 남한 주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보다는 고정관념을 깊이 심어놓지는 않았는가를 성찰하게 된다.


앞으로 남과 북 여성들이 다시 만나서 교류와 통일을 준비하는 많은 얘기들을 나누게 될 것이다 그런데 남측은 자신들을 '도와야 할 사람', 북측 사람에 대해서는 '도움을 받을 사람'으로서 고정관념을 갖고 과정에 임한다면 과연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 의문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남북 여성이 재개되는 대화와 교류의 장에 임하는 마당에 또한 남북 여성들이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의 하나는 우리가 북한 여성을 제대로 이해할 일이다. 또한 북한 여성을 이해하는 출발은 북한 사회문화에 대한 이해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김귀옥 외, 2000). 다시 말해 그들의 삶의 공간이 어떻게 이루어져 작동하고 있으며 그들의 생활양식이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할 때 북한 여성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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