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ider01
평화 글쓰기

<서칭 포 슈가맨> 영화를 보고

2013.07.10 15:55

평화여성회 조회 수:4559

*이 글은 2013년 영화보기 모임에 참여한 다람쥐회 이양명님의 글입니다.

 

 

                                                                                                                                 - 다람쥐회 이양명

  여러분은 혹시김복팔이라는 가수를 아십니까? 엄청 유명한 가수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모르시겠다구요? 정말 모르시는 거예요? 혹시 알고 계셨는데 잊어버리신 건 아닌가요? , 그렇긴 하네요. 특이한 이름인 탓에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는 않을테니까요... 그렇다면 단 한 번도 그의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없으십니까? 정말로 없으시다구요? 제가 말하기 전까지는 모르고 계셨다구요? 하기야, 요즘처럼 인터넷이 잘 발달된 시대에 한번이라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면 모르실 리가 없겠죠. 하지만 더 재밌는 것은 우리가 그가 그토록 유명한 가수임을 모르듯, 김복팔 본인 또한 자신이 그렇게 유명한 가수인지 잘 모른다는데 있지요.

 

  제가 꺼낸 이 황당무계한 이야기는 하나의 거짓말 같은 실화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은 로드리게즈라는 가수를 아십니까? 영화를 보기 전에도 알고 계셨습니까? 사실 이런 질문은 우리에게 어울린다기보다는 그 당시 로드리게즈와 시대를 함께 한 미국인들에게 묻는 것이 더 적합할겁니다. 이 거짓말 같은 일화를 다룬 다큐영화 서칭 포 슈가맨이 나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로드리게즈는 미국인에게 있어 김복팔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가 김복팔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듯 그 당시 미국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로드리게즈에게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비록 그가 미국에서 음반을 냈다하더라도 미국민들은 그의 음악을 듣지 않았으니 그 음악세계를 알지 못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인지 관심을 가질 수 없었으며 때문에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미국의 반대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로드리게즈는 한국을 기준으로 조용필(물론 그렇게 생각 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과 대등하거나 혹은 그를 뛰어넘는 대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해외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정식으로 앨범 발매를 한 것도 아닌데 오직 알게 모르게 흘러들어간 음반 단 한 장으로 그러한 쾌거(?)를 이루었던 것입니다!

  음악으로 스타가 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황홀한 일입니다.

로드리게즈가 젊었을 당시에음반을 냈던 것도 어쩌면 그것을 바랬기에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세상사람 모두가 나를 알아봐 주고, 모든 사람들이 나의 음악을 들으며 추억에 잠겨간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즐거운 것인데, 정작 모국인 미국시장에서 음반은 몇 장 팔리지도 않았고 미국사람들은 자신이 가수인 것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절망스러웠을까요. 하지만 더욱 놀라워 할 만한 것은 미국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지 않았지만 지구 반대편 남아공이라는 나라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대스타가 되어 있었고 게다가 본인은 일생동안 그러한 사실조차 모르고 살 뻔 했다는 것입니다.

 

그 전율과 감동이 전해주는 충격은 영화를 보셔야만 알 수 있습니다. 글과 말로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고, 사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앞전에 말한 김복팔, 여러분들이 모르는 게 당연합니다. 사실대로 말씀 드리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수입니다. 구글에 검색해 봐도 존재하지 않는 가수였으니까요. 하하하;;

그러나 혹시 모르죠. 제가 감히 없을 거라고 자신한 김복팔은 어쩌면 지구 반대편에서 또 다른 로드리게즈의 전설로 살아 숨 쉬고 있을지요.

아무튼 영화 꼭 보셔요~

강추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 "박근혜 정부 통일대박론, 경제 성장 위주 정착 우려" 평화여성회 2014.05.26 1155
61 일본군성노예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해외 여성토론회> 다시 남북 여성들이 만나다 평화여성회 2014.05.09 1319
60 1325호 네트워크, “통일 준비는 여성과 함께” 평화여성회 2014.03.03 2298
59 한반도 평화가 세계 평화 모델 돼야 평화여성회 2014.02.13 1684
58 통일교육, 다중적 정체성과 다문화사회 공존모델 포함시키자 평화여성회 2014.02.13 2126
57 통일은 대박? ‘피스 메이커’ 여성 참여 보장해야 평화여성회 2014.01.23 2891
56 평화바자회를 잘 치뤘습니다. file 평화여성회 2013.12.04 2465
55 세대공감 평화기행을 다녀와서 file 평화여성회 2013.11.01 2777
54 평화힐링캠프 후기: 나에게 평화란 OOO이다! 평화여성회 2013.10.31 2918
53 세대공감 평화기행중 북한친구에게 편지쓰기 (수상결과) 평화여성회 2013.09.24 3717
52 세대공감 평화기행중 북한친구에게 편지쓰기 (김종우) file 평화여성회 2013.09.24 4172
51 세대공감 평화기행중 북한친구에게 편지쓰기 (이은진) file 평화여성회 2013.09.24 4048
50 세대공감 평화기행중 북한친구에게 편지쓰기 (유은주) file 평화여성회 2013.09.24 4447
49 세대공감 평화기행중 북한친구에서 편지쓰기 (허윤서) file 평화여성회 2013.09.24 3240
48 세대공감 평화기행중 북한친구에게 편지쓰기 (조혜원) file 평화여성회 2013.09.24 3473
47 여성과 정전협정 60년 학술토론회 소감문 [1] 평화여성회 2013.08.06 4480
» <서칭 포 슈가맨> 영화를 보고 [5] 평화여성회 2013.07.10 4559
45 “기지촌 여성은 정전체제 최대의 피해자”-여성과 정전협정 60년 학술토론회 [324] 평화여성회 2013.07.08 19632
44 “여성, 정전협정 60년을 말하다” <기고> 한국여성평화연구원, ‘여성과 정전협정 60년’ 학술토론회 [66] 평화여성회 2013.07.08 9997
43 "여성들이 평화의 조성자로 참여해야" [381] file 평화여성회 2013.05.24 13004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