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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글쓰기
동북아 여성들, DMZ서 평화를 외치다
‘평화회의’ 참가자들 방문
“냉전 고통 피부로 느껴져”
북한 인도적 지원 등 제안
한겨레 김민경 기자
? ‘동북아 여성 평화회의’에 참석한 여성들이 7일 낮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6자회담 참가국에 드리는 제안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6자회담 참가국에 6자회담을 위한 여성협의회 추진 등을 요구했다.
“우리는 평화가 곧 올 거라고 믿습니다.”(We believe peace is coming!)

평화를 외치는 여성 20여명의 목소리가 7일 낮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에 울려퍼졌다. 지난 5일부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여성위원회,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등의 주관으로 열린 ‘2010 동북아 여성 평화회의’에 참가한 한국, 중국, 러시아, 미국의 여성들은 이날 비무장지대 등을 방문해 한반도 분단의 현실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도라산 전망대를 방문한 이들은 “북한 비무장지대의 기정동 마을과 남한 비무장지대의 대성동 마을 사이는 고작 1.5㎞”라는 설명에 놀라기도 하고, 최근 개성공단의 상황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파주 금파리에 사는 대인지뢰 피해자 이덕준(87)씨를 만나 그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아일랜드 평화협상에 참가했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참가한 브로너 힌즈 북아일랜드여성연합 공동창립자는 “남방한계선, 군사분계선, 북방한계선을 직접 보니, 이렇게 가까이 마주보고 있으면서도 갈 수 없는 현실이 우리 아일랜드를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린다 야 아시아 국제전략 파트너십 책임자는 “서구에서는 이미 냉전이 끝났다고 하지만, 이렇게 고통받는 피해자가 있는 한 여전히 전쟁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대인지뢰 피해자를 보며 머릿속으로만 존재했던 비무장지대의 현실이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정현백 동북아여성평화회의 추진위원장, 레베데바 니나 보레소브나 러시아 사회과학아카데미 동방연구소 수석연구원, 쑨지성 중국 외교대학 교수 등 한반도 평화문제에 관심이 있는 주변국 연구자, 여성단체 회원들도 함께했다.

이날 행사의 계기가 된 ‘동북아 여성 평화회의’는 동북아 평화 정착 과정에 개입하고 이를 위한 국가간 활동에 여성들의 참여를 요구하기 위해 2008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3번째를 맞았다. 평화회의 참가자들은 이날 ‘6자회담 참가국에 드리는 제안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동북아 여성 평화회의 참가 여성들이 천안함 사태 뒤 이 지역에서 나타나는 긴장, 군사적 갈등과 전쟁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대화와 협력 추진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 △6자회담을 위한 여성협의회 추진 등을 요구했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여성이 겪는 차별과 폭력은 분단구조의 고착화와 이 때문에 발생하는 군사주의 문화의 재생산과 연관이 있다”며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통과시킨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결의안 이행 방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 2000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이 결의안에는 평화를 수립하는 의사 결정 과정에 여성을 참여시키고, 평화 구축 과정에서 성인지적 관점을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당시 이 결의안을 지지했던 한국은 아직까지 이 결의안에 대한 구체적 행동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파주/글·사진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427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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