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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여성회 : 여성평화뉴스레터



평화를 향한 여성들의 국제활동


- 정경란 (한반도평화센터 소장)


세계평화의 날

오늘날 세계에는 60 여 곳에서 무장 갈등이 있고, 그 무장 갈등의 75%에
어린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하루라도 휴전을 이룬다는
것은 꿈일지 모른다. 유엔이 바로 이런 꿈을 꾸고 있다. 유엔은 9월 21일
을 ‘세계평화의 날(International Day of Peace)로 정하고 이날 만이라도
폭력과 전쟁이 없는 날이 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엔 회원국가, 유엔기 구, 지역조직과 시민사회단체들에게도 이 날을 기념하고 하루 동안 적개심을 버리고 휴전이 이루어지도록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유엔 결의에 따라 세계 각국의 정부와 시민사회, 여성단체, 학교 등에서‘세계평 화의 날’행사를 가졌다. 유엔에 속해있는 192개 국가를 포함하여 200개 국에서 3,500개의 평화의 날 행사가 있었고(http://www.inter-nationaldayofpeace.org) 한국에서는 임진각에서 ‘세계평화축전’이, 서울에서는 평화 콘서트가 열렸다. 미국에서는 미국 여성들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여성들과 인터넷을 통해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일본에서는 레바논, 이스라엘, 이라크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촛불행사를 열었다
인류의 절반인 여성들은 전쟁과 폭력을 반대하는 ‘소극적 평화’와 폭력의
근본원인인 갈등과 불의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적극적 평화’를 추진해
오고 있다. 또한 유엔, 정부, 여성단체 등 여러 차원에서 평화형성을 실현
하고 있고, 이를 통해 국경을 넘어 국제적인 연대를 구성하여 평화형성을
위한 여성의 힘을 강화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가 나오기까지

1995년 베이징 세계여성회의에서 채택된 베이징 행동강령에서는‘시민 희생 자, 주로 여성과 아이들의 희생은 종종 병사들보다 더 많은 희생’이 나타나 고‘갈등 당사자들은 여성들을 강간하고, 때때로 전쟁과 테러리즘의 전술로서 체계적인 강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여성의 권력구조에의 동등한 접근 및 완전한 참여, 그리고 평화 및 갈등의 금지와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에서 여성들의 완전한 개입이 평화와 안보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중심영역 E: 여성과 무장갈등)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베이징행동강령에서 제기한 평화형성과정에서 여성의 참여를 촉구하는 노력은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여성과 전쟁캠페인’, 유엔여성개발기금(UNIFEM)의‘여성폭력을 제거하기 위한 지구적 캠페인’, 유네스코의 ‘여성과 평화의 문화 프로그램’, 인터내셔널 얼럿(Inter-national Alert)의 ‘촌락에서부터 협상테이블까지 : 여성과 평화형성’ 캠페인과 평화적 갈등해결에서 여성의 참여에 관한 유럽연합의회 결의안(2000) 채택 등이 있었다.
인터내셔널 얼럿을 포함해서 세계 80여개 비정부기구가 추진한 ‘촌락에서부터 협상테이블까지: 여성과 평화형성(From the Village to the Peace Table: Women and Peace Making)’ 캠페인은 여성들의 요구를 잘 나타내준다. 이 캠페인의 내용은 1) 평화건설과정에서 여성의 중심적 역할을 인정하고 여성의 참여를 증진할 수 있도록 촉구하고 2) 갈등이 성별에 따라 미치는 영향(gender consideration)을 고려하며, 3) 난민과 여성과 소녀들을 특별히 배려해야 하며, 4) 화해와 평화수립과정에서 여성을 위한 정의(gender justice)가 수립되어야 하며, 5) 여성의 증가된 지도력을 강화하며, 6) 각국 정부가 베이징세계여성회의에서 채택했던 정책을 집행하기를 촉구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 Security Council)는 2000년 10월 31일,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결의안1325(Resolution 1325 Women, Peace, and Security)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은 여성과 성인지적 관점을 평화과정의 모든 측면에 관련시키는 정치적 틀이다. 평화과정에서 여성의 역할과 평화, 안보분야에서 성인지적 관점을 포함시키는 유엔의 결정을 요구한 여성들의 지속적인 주장과 로비활동의 성과로서 결의안이 채택되었다.
결의안은 안전보장이사회, 유엔총장, 유엔회원국가, 군사관련자들, 인도주의 기구들, 시민사회들이 무력갈등 지역에서 여성 보호를 증진시키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모든 수준의 의사결정에서 여성의 참여를 보장한다. 이것은 평화관련 국가적 · 지역적 · 국제적 기구들의 모든 의사결정과정에서 여성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다. 평화형성과정과 평화협정 이행에서 여성단체와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장하는 조치로서 그 선례가 없는 일이다.
둘째, 여성과 소녀들의 인권존중과 보호를 포함하고 있다. 무력갈등상황에서 성폭력과 다른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여성과 소녀를 보호할 특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갈등에 관련된 모든 국가와 비국가 행위자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에 책임이 있을 수 있으며 모두가 여성을 보호할 책임을 진다.
셋째, 평화유지활동과 성인지적 관점을 담고 있다. 평화유지 활동에 고위급 젠더 자문관(senior level gender adviser) 배치와 젠더 단위(gender unit)를 설치해야 하며 평화유지군 배치 전에 성인지적 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것은 평화지원 작전에 참가한 평화유지군과 시민요원들에게 성인지적 훈련을 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갈등 이후 과정에 성인지적 관점을 포함하고 있다. 무장해제, 동원해제 및 재통합 과정에서 모든 당사자에게 남성과 여성 퇴역전투원의 요구가 서로 다름을 제기하며 성인지적 관점을 채택할 것 을 제기하고 있다. 다섯째, 유엔 사무총장 보고와 안전보장이사회 활동에 성인지적 관점을 포함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무총장은 무력갈등이 여성과 소녀에게 미치는 영향, 평화건설에서 여성의 역할 및 젠더차원에서 평화과정과 갈등해결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야 하며, 안전보장이사회 활동은 여성단체와 협의를 포함하여 갈등이 성별에 따라 미치는 영향과 여성권리를 고려하여야 한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는 여성 · 평화 · 안보에 대한 최초의 안보리 결의안으로서 유엔 회원국에게 구 속력이 있는 국제법이며, 평화과정과 평화합의 이행 과정에서 시민사회-특히 여성을 포함시키도록 안보리가 보증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여성 평화 안보에 대한 비정부기구 워킹그룹

여성 단체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 초안 작성에 참여하고 이 결의안이 채택되도록 지원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여성 단체들은 2000년 5월 ‘여성 · 평화 · 안보에 대한 비정부기구 워킹그룹’(NGO Working Group on Women, Peace and Security)을 조직하여 UNSC 결의안 1325의 채택을 위해 활동해왔다. 워킹그룹은 결의안 채택 이후 결의안 이행을 모니터하고 결의안이 완전하고 신속하게 집행되도록 여성의 참여, 갈등 예방, 모든 민간인의 인권 보호를 지원하고 있다. 2005년에는 UNSC 결의안 1325의 5년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평화와 자유를 위한 세계 여성연합, 새로운 방향을 향한 여성행동(Women's-Action for New Directions), 국제여성옹호자(International- Women's Tribune Center), 난민여성과 아동을 위한 여성위원회(Women's Commission for Refugee Women and Children), 여성환경발전조직(Women's Environment and Development Organization), 인터내셔널 얼럿 등이 워킹그룹에 참여하고 있다.

여성 · 평화 · 안보 관련 국제적인 정보자원

유엔안보리 결의안 1325의 내용을 알리는 데 인터넷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성들의 권리 를 향상시키기 위해 정보를 광범위하고 신속하게 제공하고 여성들이 전략적이며 조율된 활동을 촉 진하기 위하여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이다.‘평화와 자유를 위한 세계여성연합’은 2001년부터 안 보리 결의안 1325와 여성 · 평화 · 안보 관련 주제, 무장 갈등지역에서 여성의 평화형성 노력에 대 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평화여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평화여성 프로젝트는 웹사이트 (www.peace-women.org)를 개설하고 1325 평화여성 이메일 뉴스레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결의안 1325 이행을 모니터하고 유엔 공동체와 시민사회 내 결의안이 이행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화여성 프로젝트’는 여성 · 평화 · 안보 이슈에 대한 국제적인 정보자산으로서 정부, 유엔, 시민단체의 활동내용과 성명서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엔여성개발기금(UNIFEM)의 ‘여성 · 전쟁 · 평화 웹 포털’(http://www. women-warpeace.org)의 주요 비정부기구(NGO) 웹 파트너이다. ‘여성 · 전쟁 · 평화 웹 포털’은 무장 갈등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과 여성의 평화 형성과정에서 역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웹 포털은 유엔 보고서와 자료로부터 전문가, 학자와 사회단체, 미디어 자원을 연결시켜 정보의 창고 역할을 추구한다.

평화를 향한 여성들의 국제활동

국제화해친우회(The International Fellowship of Reconciliation)는 여성평화형성자 프로그램 (Women Peacemakers Program)을 1997년 실시하여 여성의 평화형성 노력을 지원하고 강화하고 있다.(http://www.-ifor.org/WPP/) 여성과 소녀가 남성과 소년에 비해 불평등하게 출발하기 때문에 여성의 역량강화(empowerment)는 평화건설에서 젠더평등을 향한 주요한 조치이다. 여성이 평화형성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여성과 소녀가 평화건설 과정과 시민사회 건설에 개입하도록 돕는 데 이 프로그램의 목표가 있다. 갈등상황에서 살고 있는 여성을 위한 지역협의회 개최, 젠더와 비폭력 훈련, 평화를 위한 미디어 사용을 위한 워크숍,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국제 여성의 날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여성행진(World March of Women)은 ‘빈곤과 여성에 대한 폭력 추방’ 이라는 슬로건 아래 전 세계 163개국 6,000개 이상의 여성조직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적인 여성운동 네트워크로, 1995년 캐나다 퀘벡 여성들이 빈곤과 폭력추방을 위한 10일간의 거리행진을 벌인 것에서 출발하였다.(http://www.marchemondiale.org/themes/en/) 세계여성행진은 2004년 12월 ‘인류를 위한 세계 여성 헌장’을 채택하고 인간이 부의 가장 소중한 원천 중 하나로 인식될 것이며, 평등, 자유, 연대, 정의 그리고 평화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규정하였다. 행진은 연대의 세계화, 남녀평등, 민족 사이에 평등, 여성들 사이에 평등, 여성 리더십 존중, 여성 사이에 동맹 강화, 여성 사이에 다양성 존중과 인정을 추구하고 있다. 행진은 폭력의 반대를 넘어 폭력의 근원 제거에까지 초점을 맞춰 여성운동이 소극적 평화에서 적극적 평화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한국여성들은 평화적 삶을 열망하며 평화형성과정에서 여성들의 참여를 증진시키고자 국제연대활동에 참여해 왔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 소개 및 정책 제안 추진, ‘평화와 자유를 위한 세계 여성연합’의 평화프로젝트 소개, ‘국제화해친우회’ 여성평화형성자 프로그램 참가, 세계여성행진 참가 및 국내 행진 조직 등을 통해 여성평화운동의 연대를 국경을 넘어 국제적인 수준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한국여성들은 한반도 및 세계평화를 추구하며 갈등 예방을 위해 유엔, 정부, 시민사회단체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국내와 국경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더욱 폭넓은 연 대를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①여성평화단체 지원, ②국제연대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전환과 함께 ③시간의 지평을 길게 두고 성인지적 관점을 가진 정책 생산과 국제적인 감각과 능력을 가진 여성 활동가를 배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 이 글은 정경란(한반도평화센터 소장)이 한국여성개발원에서 발행하는 국제리뷰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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