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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여성회 : 여성평화뉴스레터



-평화문화 형성을 위해 갈등해결센터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2


- 박수선 (갈등해결센터소장)

2008년을 시작하면서 오늘은 갈등해결과 평화의 씨앗으로 세 여성을 소개할까 한다. 평화적 갈등해결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그 씨앗들이 먼저 준비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2003년 당시로서는 무모하다 싶은 장기 프로그램을 처음 만들었다. 이름하여 ‘갈등해결과 평화’ 강사트레이닝이다. 그때 90여 시간의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조금 과하다 싶기도 했으나 해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리라 하는 기대로 '제1기'를 붙여 강사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갈등해결’이란 주제 자체도 생소했고, 게다가 90시간에 이르는 장기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지원자가 별로 없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채택되었는데, 아는 사람들, 특히 활동가들의 참여를 적극 권했다. 1기 강사트레이닝은 그래서 ‘강사’로서의 기대나 지향이 없이 그저 ‘갈등해결과 평화’ 주제에 대한 관심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명의 참가자 중 세 명이 지금까지 교육 진행자로서뿐 아니라 갈등해결센터의 기둥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오늘 소개할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인기강사 조영희, 대표강사 여혜숙, 미녀강사 박인혜(존칭생략)...

우선 조영희를 보자. 이름만 들어도 평화여성회 회원들은 그녀가 누구인지 모두 다 안다. 30여 년간 여성노동운동에, 여성평화운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다. 조영희는 평화여성회 창립 멤버이기도 하면서 초기 평화여성회의 밑그림을 만들고, 활동 영역을 만들어나가는 데 기여한 활동가다. 2007년에는 공동대표가 되었고, 2008년에는 상임대표로서 평화여성회의 얼굴로 늘 우리 곁에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과거, 현재의 이력보다도 제1기 강사트레이닝에 참여하면서 만난 모습을 더 기억한다. 당시 조영희는 몸이 많이 안 좋아서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상근활동을 그만두고, 몸을 만들기 위해 치료와 운동, 휴식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도전을 하는 휴식시간이었는데, 그 중 90시간의 갈등해결과 평화 강사트레이닝도 포함되었다. 기억이 또렷한 것은 처음 워크숍에서 매 시간마다 뾰족한 질문들을 하였던 모습이다. 그래서 조영희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까칠’이다. 지금도 조영희는 처음 워크숍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의 까칠한 반응과 질문들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곤 한다. “나도 그랬는데, 아니 그보다 더 심했지...” 조영희는 ‘갈등해결과 평화’ 주제에 대한 관심으로 출발했으나, 갈등해결과 평화를 삶의 영역으로 받아들이고, 청소년교육에 성인교육까지 교육진행자로서 자기 모습을 새롭게 만들어가며 자신의 표현대로 ‘어렵지만 즐겁고 행복한 평화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1기 출신으로서 후배들이 자기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교육 진행에서, 교안작업까지, 꼼꼼하게 지도하고 만들어간 조영희는 때때로 겉모습에서 나타나는 강인한 모습 이면에 세심한 배려와 따뜻한 정 그리고 유머 가득한 말솜씨로 함께 일하는 우리들을 즐겁게 하였다. 내가 가장 많이 배운 것은 일을 진행할 때 항상 의논하고 함께 의사결정을 해나가려는 모습이다. 또 하나, 자신의 나이, 경험과 상관없이 새로운 것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배우고 이해한 대로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지금은 갈등해결센터 차원을 넘어 평화여성회 전체를 아우르는 상임대표로서 역할을 하는 공동대표로서 활동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조영희... 여태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함께 평화문화의 씨앗으로서 평화문화 확산에 기여하리라 기대한다.



5기 강사트레이닝 수료식에서 축사를 하는 조영희 모습


대표강사 여혜숙은 기독여민회에서 활동했고, 평화여성회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당시 체험학습 교사로 활동했던 여혜숙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매우 강렬하였다. 나와는 참으로 다르고, 하는 말마다 그렇게 당찰 수가 없었다. 여혜숙에 대한 나의 기억을 본인은 기억할지 모르겠다. 첫 워크숍의 마지막 평가 시간에 진행자에 대한 불만을 이렇게 표현했다. “다시는 000와 같은 진행자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워크숍 참여자들의 경험, 활동 수준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던 한 진행자의 진행에 대해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지루해하고 따분해하긴 했지만, 그렇게 대놓고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한마디에 모두들 얼마나 통쾌해 했는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단호하게, 또 명확하게 표현하는 여혜숙은 내겐 참 신선하게 다가왔었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따뜻함과 밝고 큰 목소리의 웃음을 더 많이 느끼지만, 여전히 내가 부러워하는 것은 감정과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자신감이다. 현재 청소년교육팀장을 맡고 있는 여혜숙은 2003년 당시부터 스스로 ‘대표강사’임을 자임했는데, 정말 갈등해결센터의 ‘대표강사’가 되었다. 어린이 청소년교육에서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진행능력을 보여주고 있고, 학부모, 교사, 또 주부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의료생협에서 또 교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그녀의 넓은 발은 아무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주변 사람들을 친구로 만들고 함께 갈 사람들로 엮어내는 여혜숙. 앞으로도 갈등해결센터의 든든한 조직가요, 진행자로 함께 할 것이다.



워크숍 진행중인 여혜숙


미녀강사 박인혜는 역시 1기 강사트레이닝 출신 활동가다. 누구는 대표강사, 누구는 인기강사라고 하니, 난 미녀강사로 할란다며 스스로 정했고, 우리 모두는 그럴듯하다고 맞장구를 쳤다. 연극의 대본을 쓰고, 연출도 하며 강사트레이닝에 참여할 당시 아이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교실을 진행하기도 한, 우리는 그를 예술가라고 부른다. 2003년 강사트레이닝 당시 반장이기도 했던 박인혜는 조영희, 여혜숙과 함께 갈등해결과 평화 교육의 진행자로 활동해왔다. 갈등해결이라는 주제를 연극에 도입, 갈등연극을 연구하고 연극을 통해 갈등해결과 평화를 알리려는 시도로 갈등연극연구소를 만들고, 활동하고 있기도 한 박인혜는 수업에 연극적 방식과 요소를 적용하여 참여자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교육내용을 풍성하게, 즐겁게 참여하도록 이끈다. 가족갈등의 원인과 해결, 소통에 관심이 많은 그는 그와 관련된 작업을 하기 위해 준비중에 있기도 하다. 꾸준히, 그리고 차근차근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박인혜. 그 역시 갈등해결센터의 선배로서 후배들을 챙기고,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틀을 만들어가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선배로서 갈등해결센터의 기둥으로서 그의 역할을 기대한다.



5기 강사트레이닝에서 진행하고 있는 박인혜(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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