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평녀 덕분에 알차고 뜻깊은 제주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곶자왈에서 맞은 빗방울이 새록새록 그리워집니다. 언제 제가 사는 계룡산 주변에 오시면 연락주세요. 기꺼이 서울 분들을 안내하겠습니다. 그리고 '불목하니의 엽서'는 제가 지인들께 보내는 주가메일입니다. 이번 주는 제주에 다녀온 소감을 적어보았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주간엽서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서울분들께 안부 전해주세요.
****************************************************** 애국자가 없는 세상/ 권정생
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 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 테고 대포도 안 만들 테고 탱크도 안 만들 테고 핵무기도 안 만들 테고
국방의 의무란 것도 군대훈련소 같은 데도 없을 테고 그래서 어머니들은 자식을 전쟁으로 잃지 않아도 될 테고 젊은이들은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고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결코 애국자가 안 되면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답고 따사로워질 것이다
‘여성, 평화 제주를 걷다’라는 이름으로 기획된 제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4.3 항쟁의 아픈 기억을 더듬고, 해군기지가 들어온다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강정마을 바닷가도 걸었습니다. 오름과 바다가 어울리듯 그냥 사랑하며 살 순 없는 것이냐고 거세게 항의하는 바람 앞에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아름답고 따사로운 세상은 정녕 멀기만 한 것인지 저 보다 먼저 하늘로 소풍가신 권정생 선생님은 아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