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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여성회 : 여성평화뉴스레터


차 한잔의 상념 - 전은주(평화여성회 이사)

요즘 저의 관심사는 '행복하고 싶다'입니다.
어떤게 행복한 삶인지 아직 알듯 모를 듯 하여서 계속 생각중입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뜬금없이 물어보기도 하지요.
당신은 행복한 삶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당신은 지금 이대로 행복하신가요?

게으른 탓인지, 나이 탓인지 가끔 사는 일이 피곤하고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삶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난 언제 완전한 행복충만의 감정을 느껴보았는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금방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후 3개월? 사랑의 유효기간이 3개월이라고 하더군요. 행복을 추구하거나 행복을 느끼는 감각이 퇴화한 것이 아닌가 살짝 걱정도 됩니다.

겨우 떠오른 것이 이 정도라니...
오전에 식구들 다 나가고난 후 잠깐 혼자 집안에 있게되면 그 시간이 참으로 꿀맛 같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음악 크게 틀어놓고 그저 맥놓고 뒹굴어봅니다. 그때 잠깐 행복합니다. 또 제가 운전을 좋아하다보니 적당히 속도를 높이고 시끄러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드라이브할 때도 잠깐 행복합니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데 음악이 저를 행복하게 할 때가 많군요.? 제가 가는 공간은 어디든 가장 먼저 음악을 틀여놓으니까요.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클래식도 듣고, 째즈도 듣고, 대중음악도 듣고...

젊은 시절에는 무거운 주제들을 잔뜩 짊어지고 개인의 행복보다는 당위에 짓눌려지냈던 것 같고, 결 혼조차도 사랑보다 세계관이 일치하는 동지가 일차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했으니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삶'만이 가치있는 삶이라는 편견을 잔뜩 가지고 살았던 듯싶습니다.
그뿐 아니라 그런 철학적인 주제를 고민하지 않는 삶은 가볍고 무의미한 인생이라고 함부로 단정하기 도 하면서 지나치게 나의 삶에 힘을 주어 살아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운동권특유의 엘리뜨 의식이거나 허위의식이었지만....

그런데 어느 순간 내 삶의 자존심을 지탱하던 한 부분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내 인생의 목표와 지도를 다시 그려야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망망대해에 떠있는 조각배 같은 심정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하였고 참으로 아무것도 아닌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당황하였습니다.
또한 그동안 쉽게 간과하였던 소시민들의 건강한 삶과 생활인으로서의 활력이 저를 주눅들게 하였습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그 말이 이렇게 실감나게 마음에 와 닿을 줄이야....

하지만 저의 삶이 그들보다 생활인으로서는 덜 건강한 삶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이상 하게도 마음은 전보다 더 편해졌습니다. 늘 마음한편에 있었던 대중과의 거리감이나 이질감을 비로 소 지우고 대중과 편하게 섞이게 되었다는 안도감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소시민들의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예전에 그렇게 대중노선을 이야기해왔지만 정말 생활인이 되어 살아보아야, 소위 먹고 사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아야 진정한 대중이 보이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 대중들, 소시민들의 삶의 목표가 요즘의 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기"라고 보여집 니다. 예전 같으면 참 별 볼일 없다 생각했을 수도 있는 그야말로 소시민적인 것이지요. 그러나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이 결코 아니란 것을 너무나 잘 아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조금만 가볍게, 조금만 여유있게, 천천히 천천히
그리고 순간 순간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생활을 하고 싶고, 그렇게 되기위해 자기암시를 줍니다만 여전히 바쁘게 하루일상은 돌아갑니다.

저는 우리 세 아이들이 다른 무엇보다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사회적으로 위대한 인물이 되기를 원하지도 않고, 돈 많이 벌기도 원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느라 너무 바쁜 나머지 사랑하는 사람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 는 그런 생활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개인의 행복도 똑같은 가치를 두고 살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스스로 행복감을 느끼면서 충분히 사랑하며 사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난 행복하게 살았다고 할수 있는지, 그리고 지금 행복한지 생각해봅니다. 물론 행복의 척도가 사람마다 다 주관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난 그리 행복하게 산 것 같지 않고, 지금도 충분히 행복감을?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행복하지 않은 거겠지요.
남편에게 물어보았어요.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이 뭐냐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성취했을 때 행복감을 느끼고 그런거 아닐까 하더군요. 성취욕구가 큰 남편인지라 예상했던대로 그다운 모범 답안이 돌아왔습니다. 그런 면에서 남편은 충분히는 아니지만 대체로 행복한 삶이었던 듯싶습니다. 20년을 넘게 함께 살아온 옆사람이라도 행복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나도 진~정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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