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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여성회 : 여성평화뉴스레터


회복적 사법 ‘피해자.가해자대화모임’성과와 과제 토론마당을 다녀와서

- 김지현(평화여성회 갈등해결센터 청소년교육팀)

작년에 처음 갈등수업을 들으면서 갈등해결센터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갈등수업 과정을 듣는 중에 회복적 사법이란 용어를 접하며 뭐 이렇게 어려운 말이 있나 하고 생각했었다. 올해 초 회복적 사법에 관한 수업을 듣고 어렴풋이 어떤 과정이고 왜 필요한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지난 3년간 회복적 사법 활동 성과에 대해 토론회가 있다는 얘길 들으니 호기심이 생겼다. 어떤 식으로 진행됐고, 당사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받아들이나 무척 궁금했다.

봄바람이라기엔 너무나 세차게 부는 바람을 가르고 도착한 토론마당은, 조촐하긴 했지만 그동안의 진행 과정과 성과에 대해 발표를 듣고 직접 대화모임에 참가한 피해자 어머니가 나와서 생생한 경험을 얘기하면서 분위기는 사뭇 긴장되었었다.

그동안 수업을 들으며 이 프로그램이 외국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필요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왔었는데, 막상 이 제도를 직접 경험하신 분의 입을 통해 정말 자신은 혜택을 입었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가슴 한켠이 찡했다.

“나는 로또에 당첨된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이 피해자?가해자 대화 모임이 그분에게 큰 힘이 돼드렸다니 감동이었다. 이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 중 내가 진작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 줄 알았으면 그때 고소고발까지 가지는 않았을 거라 하시며 자신의 아이가 피해를 입어 속상했지만 가해학생을 경찰서에서 만나고 보니 맘이 무척 안 좋더라고 하셨다. 좀 더 일찍 이런 걸 알았더라면 그때 가해학생에게도 경찰서에 와서 조서 쓰고 그러는 상처는 주지 않았을 거 아니냐며 이런 프로그램을 많이 알려야 한다고 하셨다. 당시는 몰라서 못 한 것도 있고 막상 그런 일이 생기고 보니 학교도 교육청도 도움을 받을 곳이 어디도 없더라고 했다.

나도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건 폭력이나 여러 가지 문제에 노출될 텐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 큰 상처 없이 문제를 해결하고 또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토론자들이 앞으로 이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얘기할 때는 좀 갑갑하단 생각도 들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우리 모두가 이 프로그램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릴 필요도 있겠지만, 왜 사법기관이나 나라의 공공기관들이 앞장서고 있지 못한지 참 답답했다.

물론 앞으로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 프로그램은 점차 정착이 되갈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점점 각박해져가고 있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보고 느끼면서 하루빨리 이런 프로그램이 그저 사법기관에서만이 아니라 지역단위로 공공기관이나 지역단체들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누구나 쉽게 문을 두드릴 수 있었으면 한다.

이런 소중한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가슴 뿌듯해 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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