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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여성회 : 여성평화뉴스레터


은영,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최은영(평화여성회 상임활동가)

이번 4월 웹진에 영화의 이야기에 어떤 영화를 그려볼까 고민을 하다 예전(적어도 3,4년 전)에 보았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생각해 내었다. 난 이 영화를 중학교 동창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가벼운 술 한잔을 하고 함께 DVD방에서 수다를 떨면서 보았다. 영화를 다시 생각해 내기엔 시간이 무척 늦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기억 속의 영화는 잔잔한 배경과 소박한 사람들, 의미심장한 혹은 웃음이 묻어나는 대사들로 한 순간도 놓치지 못하게 하였다.

조제와 츠데오의 사랑이야기.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많지만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주인공은 조제이다. 장애가 있어 항상 유모차를 타고 다니고 사람이란 할머니외엔 알지 못하고 주변의 헌책으로 다양한 지식을 채운 조제의 첫 인상은 ‘불쌍’했다. 반면 츠데오의 첫인상은 호기심이 많은 소년이였다. 츠데오가 움직이지 않으면 자신의 공간 속에만 있던 조제를 만날 수 없었다. 그들은 첫 눈에 반했다고 하기엔 운명의 스파크가 튀지 않았고 만나면서 사랑이 싹트기엔 츠데오의 노력(?)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과연 츠데오의 노력만으로 조제도 사랑에 빠질 수 있었을까? 이들은 무엇에 의해 서로에게 끌렸을까?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물음을 갖고 있지만 영화 속 그들은 분명 사랑을 했다. 그리고 짧을 수도 있는 1년동안의 이 경험은 조제를 바깥세상으로 끌고 나왔고 그녀의 삶도 바뀌었다.

이 영화의 마지막, 조제와 츠데오의 이별을 바라보면서 가슴 한 곳이 답답했다. 그들의 이별은 이해할 수 없었고 과연 나도 이렇게 사랑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정말 조제처럼 나의 모든 것을 흔들어 놓고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역시 이 글을 쓰면서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지만 머릿속으로 사랑을 고민을 하는 것이 스스로 어울리지 않는다. 온몸으로 부딪힐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동원하여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관계를 경험해야겠다. 앞으로 많은 사랑(?)을 만들어가며 그들처럼 혹은 그들보다 더 찐한 사랑을 해야겠다.

“지금의 내 나이 스물여섯! 어제까지의 시간보다 앞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나이! 그리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보다 더 기억에 남을 ‘은영,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를 찍을 수 있는 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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