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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여성회 : 여성평화뉴스레터



- 10대의 발랄함과 40대의 안정감의 찬란한 조화


여혜숙(갈등해결센터)


‘나도 벌써 나이를 이렇게 먹었네? 40대 후반이라니.. 이 나이 때 선배님들은 큰일을 척척 하셨던 것 같은데.. 난 여전히 후배 같네.. 그냥 내가 관심 두고 있는 것에 즐거움을 갖고 참여하여 작은 부분이라도 기여하면 되지 않을까?’ 요즘 평화여성회에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내 머리에 말 풍선이 달려 하는 말이다.

처음 평화여성회가 시작될 때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30대 후반의 나이 때도 그랬던 것 같다. 기독여민회에서 통일, 군축, 방위비삭감운동을 하면서 관계 맺었던 사람들이 만드는 곳에 나도 작은 힘이라도 보탠다는 의미에서 그냥 주변부에서 할 수 있으면 참여하여 환영받고, 할 수 없을 때는 편하게 빠져도 그리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지만 평화운동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곳이었다.

그 후 2003년 ‘1기 갈등해결강사트레이닝’을 받고 갈등해결센터에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평화여성회와 다시 인연을 맺게 되었다. 6년째 활동을 하는 동안 열정과 즐거움을 가지고 참여하였다. 그 속에서 개인적인 발전과 성취감도 있었고, 평화문화 확산과 평화교육의 전문화도 이루어 왔다는 자부심도 있다.

처음 ‘평화’란 단어의 뒤에는 ‘통일’이 붙어야 할 것 같고, ‘평화’가 추상적인 개념으로 있었다면 지나오면서 과정의 평화, 평화로운 갈등해결방법의 선택, 비폭력적인 삶으로 고민의 폭이 넓어지고 일상의 실천을 위한 감수성이 높아진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신자유주의 물결로 피폐하고 양극화되는 현실과 생태계가 파괴되어 가고 근본적인 삶을 위협하는 구조와 체제에 저항하는 정신이 약화된 나약한 평화를 이야기 할 까 두려운 마음도 든다. 그 균형을 맞추어 살아가며 실천하는 것이 개인적 소망인데, 이것이 ‘평화여성회’를 통해서는 어떻게 실천되고 발현해야 하는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게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여동생 가족이 귀농을 했는데 농사지을 땅이 없으니 몇 년은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지었다.그래서 가족이 돈을 모아서 땅을 조금사서 농사를 짓게 하였다. 가족들이 모이면 앞으로 식량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데 동생네가 농사를 짓고 있고 농사지을 땅이 있으니 최소한 먹고 살 수는 있지 않을까? 하면서 다행이라 하며 위안을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농사지을 줄 모르고 노동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서 농사의 결과물을 이용하는 것과 같이 다른 사람의 노동과 수고로 갖게 되는 풍요와 평화상태를 누리지는 말아야 겠다는 자각과 반성을 하게 된다.

요즘 한미FTA반대 ,미국쇠고기 수입반대의 촛불집회를 10대가 주도하면서 새로운 자극과 에너지를 받고 있다. 이제 평화여성회는 10년을 넘어 새로운 10년을 출발하는 시작점에 와있다. 10대가 된 것 이다. 일상의 삶에서 10대와 40대의 만남은 <사춘기와 사추기의 만남>으로 그야말로 악몽과 같은 시기이다. 그러나 한편 10대의 발랄함과 창조성, 40대의 안정감과 실천력이 만나서 조화를 이룰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40대가 현실을 직시하고 희망할 것과 절망할 것을 구분할 줄 아는 통찰력이 있다면 10대는 세상을 단순화 시키고, 감동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순수한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이 어떻게 형상화 될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찬란하게 조화된 ‘나’와 ‘평화여성회’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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