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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여성회 : 여성평화뉴스레터


바람아 더 불어다오 ♬

안녕하세요? 동소문동 사무실에서 `네, 평화를만드는여성회입니다.`라며 전화를 받게 된 또다른 한 사람, 지선입니다. ^^ 사실 이렇게 제 이름에 앞서 `평화를만드는여성회`를 붙여 전화를 받게 되리라는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평화`와 `여성` 문제(라는 단어를 습관처럼 붙이게 되는데...세상의 많은 부분들에 문제라고 이름 붙이고, 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이런 저야 말로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에 관심이 있었으니 그리 머얼~리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평화여성회의 활동내용에 소극적 지지를 보내는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 이었을 뿐, 같은 시간과 공간을 나누게 되리라는 것은 ‘꿈도 꿔보지 않은’ 일이었죠^^

처음 평화여성회와의 인연은 갈등해결센터 박수선 소장님과의 만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전 ‘나와우리’라는 단체에서 활동을 하며 베트남에서 진행할 평화캠프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이 캠프는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해 민간인 학살이 저질러진 마을에서 베트남과 한국에서 각각 모인 참가자들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진행됩니다. 그래서 이 캠프의 가장 큰 목적은 ‘어떻게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평화로운 기억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장님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지요. 함께 생활하며 생길 수 있는 갈등을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 특히 평화로운 소통방법을 알고 싶었습니다. 특히 캠프 진행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정리할 생각이었던지라 ‘유종의 미’에 대한 욕심이 있기도 했었지요.

약 3시간 정도 진행된 그날 그 시간, 당연히!!^^ 너무나 좋았습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동안 품기에는 제가 한 2% 부족...이 아니라, 98% 정도 부족했던 탓에;; 전 다시 한 번 소장님을,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바로 그 즈음 진행된 ‘대학생 평화캠프’에서 였습니다. 왠지 그때 느낌이 좋았어요...인연이었는지 ㅋㅋ.

그리고 전 베트남을 다녀왔습니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 나와는 다른 생활을 하던, 그리고 잠시 같이 생활을 하게 된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왔습니다. 마음 속에 어떤 것은 채우고 또 어떤 것은 비워서 돌아왔구요. 그리고 전 예정대로 ‘백조’가 되었습니다. 주변에선 다들 걱정했지만 전 정말로 상당히 기뻤고, 게다가 얼마 후엔 ‘백조’라는 특정신분 덕분에 그 듣기 어렵다는, 갈등해결센터에서 진행하는 "조정 · 진행전문가 과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 특정신분 덕분에 성실한 출석과 참여가 가능했던지라 마지막엔 개근상도 받게 되었구요.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그 특정신분이 이내 지루해 졌거든요, 안그런척 했지만 물속에서 열심히 두발로 헤엄을 치느라...^^ 약간은 지쳤던 듯도 싶습니다. 아니면 마음이, 무엇보다 몸이 기울었던 탓에 그렇게 바라던 ‘특정신분’을 지루해하고, 지치고 싶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결국은 ‘네,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입니다.’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처음 평화여성회와의 인연의 시작이 박수선 소장님, 갈등해결센터였던지라, 그리고 여전히 많이 서툴고 부족한지라 전 지금 평화여성회가 하고 있는 많은 일들 중 갈등해결센터 일에 좀더 무게를 두고 하고 있습니다. ‘평화교육’에 관심이 있고, 계속 공부를 하고 싶어서이기도 하고요. 물론 그 밖에도 여러 가지....는 아직 못하지만^^;; 조금씩 다른 일들도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평화여성회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기쁜 것은 제가 좋아하는 ‘여럿이 함께’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무실에서 함께 일상을 나누는 분들 이외에도 진행되고 있는 교육과정에 참여하시는 많은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참 다양한 곳에서 오시는데, 참 다른 사람들인데, 참 한결같이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참 똑같이 맑게 웃으시는 분들을 볼 때 마다 마음 속에서 전해오는 진동으로, 그 경쾌한 리듬으로 많이 행복해 집니다.

요즘은 배운 것을 조금이나마 실천해 보려고, 좀 더 세심하게 잘 듣고, 잘 보려고 ‘귀는 가만히, 눈은 지그시’를 위해 노력 중입니다. 생각했던 만큼, 아니 그보다 더 어려워서 잘 하고 있진 못하지만 그래도 덕분에 그간 지나쳐온 주변에 작은 것들 몇몇과는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구석진 곳에 핀 민들레를 보았는데 얼마 전 어떤 분이 ‘평화는 민들레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생각나서 혼자 어찌나 좋아했는지요.^^ ‘앉은뱅이 꽃’이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잎들은 땅에 붙이고 겹겹의 노란 꽃잎을 내민 한 송이와, 조심스럽게 보송보송, 살포시 솜사탕 모양으로 씨앗들을 둥글게 품고 있는 또 다른 한 송이가 나란히 어울려 피어 있었습니다. 지나치기 쉬운 곳, 좁은 곳, 구석진 곳에 낮게 피는 민들레를 ‘평화’라고 이야기 한 그 분의 표현이 어찌나 마음에 와 닿던지...아마도 그 분은 현재 민들레가 피어있는 모습과 함께, 바람이 불고 난 이후의 민들레를 떠올리며 ‘평화’를 이야기 하셨을 것 같습니다. 바람이 불면 더욱더 평화스러운 모습을 하게 될테니까요. 평화가 이렇게, 민들레처럼 낮게 피고, 민들레처럼 멀리 날아가 곳곳에, 특히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발견할 수 있는 곳에도 꼭 날아가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약간은 뜬금없지만^^ 노래 한 곡 불러야겠습니다. ‘바람아, 멈추어다오’가 절대!! 아니라, ‘바람아 더 불어다오 ~~♬’

그런데 참, 시작은 분명 자기소개서였는데, 끝은 왜 이리 되었을까요? 음......원인은 아마도 생각보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다보니 너무 길어지고 말았다는 것? 게다가 더 이상을 쓰기에는 좀 피곤하다는 것? 무엇보다 나름대로 ‘신비함’을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것? 대신 실제로 만나 이야기 하면 더 자세히, 이보다 조금은 더 재미있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 ^^

신입상근활동가 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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