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라는 미래의 이상적인 상황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러한 희망 속에 평화라는 것은 이미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평화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입니다만, 평화를 느끼고 받아들이는 방식들은 개개인마다 조금씩 다를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 평화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그 만남 속에서 이루어지는 기분 좋은 교류, 그리고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서로를 이해해주고, 믿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평화여성회 갈등해결센터와의 인연도 그러한 과정 중에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당시에는 우연이었고, 지나면 필연이었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지난해 뒤늦게 관심을 갖게 된 NGO를 공부하면서 박수선 갈등해결센터 소장님께서 강의를 맡고 계신 “갈등해결과 위기관리”라는 과목을 우연히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갈등을 해결하고,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주제와 커리큘럼이 마음에 들어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지만, 사실 수업을 듣기 전에는 여타 과목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상식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을 다룰 것이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수업이 진행되면서 그러한 저의 예상은 조금씩 빗나가게 되었습니다. 아직 갈등이란 문제를 다룬다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도 많은 복잡한 현안들에 대해 평화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았을 때, 저의 관점은 바뀔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처음으로 시도된 한탄강댐 조정과 핵발전소 문제로 갈등을 겪은 부안의 사태에서 주민들의 투표로 원만히 해결되는 모습을 본 순간, 각종 폭력과 시위와 진압을 바라보며 자라왔던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우리사회의 가능성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지요.

약 4개월 동안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질문을 했고 워크샵 교육 중에서까지 답변을 올려주시는 박수선 소장님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지만,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 올해 초 “갈등해결과 평화” 교육 1기 과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갈등이란 문제에 대해 치밀하고, 논리적으로 완벽한 최신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고 있다고 자부했던 자신만만했던 본인의 모습은 어디론가 슬그머니 사라져버리고,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평화여성회가 이끄는 평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14년 전, 대학 새내기 때만해도 특별히 하고 싶은 무엇이 없었습니다. 나 자신이 원했던 꿈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던 것이지요. 나 자신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의 행동들은 지금 생각해 보면 무의미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꿈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내면의 목소리를 뒤늦게 찾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멀지않은 미래의 민족 통일과정에서 남북의 평화적인 통일방안을 위해 갈등해결 방안을 연구해보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고독할 줄만 알았던 그 길에 평화여성회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손잡고 걸어갈 수 있어 기쁩니다.

반갑습니다. 평화여성회 여러분들……

그리고 감사합니다.

간단한 회원소개

명세진 회원은「갈등해결과 평화」교육 1기생으로, NGO를 공부하였고, 통일학 대학원 준비 중에 있으며, 현재 갈등해결센터 사회분석팀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