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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여성회 : 여성평화뉴스레터


자본독재 본격화의 신호탄


- 홍승희(평화여성회 웹진 편집장)


상설기구도 아닌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광화문 주변상인 115명 명의의 손해배상소송이 제기됐다. 그동안 노동쟁의에 대해 해당 기업들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적은 있으나 대개는 노사협상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유야무야 해결되곤 했으나 이번 사안은 소송 당사자들의 성격이 달라 아마도 끝까지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상인들의 소송 배후에는 새로 결성된 보수단체들이 자리 잡고 있다. 민변에 대응하는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이라는 신종 단체가 앞장서고 ‘바른 시위문화 정착 및 촛불시위 피해자 법률지원 특별위원회’라는 낯선 단체도 거들고 나섰다.

그간 ‘지식인들의 대중을 향한 봉사’로서 민변이 우리 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면 이제 같은 직업군 안에서 봉사 대신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조직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 변화의 의미는 자못 심각하다. 물론 이익집단으로서의 대한변협과 그 산하 각 지역변협들이 있었으나 그들은 단지 변호사라는 직업군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새로 등장한 두 개 조직은 동일직업집단의 이익을 넘어 그들이 속한 계급적 이해를 옹호하기 위한 정치집단으로 그 성격이 명확히 구분된다.

이로써 우리 사회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듯하다. 서민들은 이제 그동안 기대온 언덕이 허물어지며 점점 초라해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 것이다. 계급간 장벽은 이제 시일이 지날수록 더욱 강고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전히 서민들은 법과 상식을 믿으려는 관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법과 상식이 지켜지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다. 평화로운 사회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사회적 양심으로서의 지식인 집단마저 오직 계급 이익을 지키기 위한 자본의 무한 욕망으로 빠져드는 모양을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사회경제적 강자들이 약자들을 대상으로 제기하는 각종 손해배상소송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약자들의 목소리를 억압하려는 극히 자본주의적 발상이 지금 우리사회에 창궐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제적 약자 집단은 갈수록 법의 보호로부터 소외될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는 못할지언정 고양이 앞에서 서로 갈등하는 쥐의 꼴을 보여서는 안되는 게 아닐까. 사회적 약자들 모두가 스스로 약자임을 자각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연대해 나갈 수 있는, 그럼으로써 계급적 위협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킬 그런 평화 세상을 새롭게 디자인해나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참으로 새로 마음 다잡으며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지점에 우리들이 서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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