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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여성주의의 접목을 위하여 고민했던 시기
- 이은하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역임)
평화라는 주제와 여성주의를 접목시켜보겠다는 의욕으로 평화여성회의 문을 처음 두드렸다. 나 스스로 통일운동 중심의 다른 평화통일 운동 단체와 분명한 차이점을 긋기를 바랬던 만큼, 무엇인가 새롭게 해보고 싶은 욕구로 마음과 머리가 분주했던 기억이 7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다.
여성평화운동을 모성과 연결시키는 운동 방식에 대해 고민했었고, 조직 운영 방식에 있어서 다른 평화운동단체나 여성운동 단체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의구심을 품고 지내기도 했다. 분명 답답하고 힘든 시간이었다.
웹진을 만들어 운영해 보자고 제안했던 것은, 소통을 하고 싶은데, 웹진이 그 수단이 되어줄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
그렇지만 웹진 운영을 통해서도 나의 답답함은 해소 되지 않았다. 결국 나는 1년 만에 평화여성회 활동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길을 갔다.
후회가 없는 건 아니다. 지금의 나라면 조금 다르게 접근했을 것이다. 어리석게도, 나는 수년이 지나서야, 사람과 함께 해야 ‘있음’의 창조물을 만들 수 있고, 그것이 변화의 물꼬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내 의견을 말하고, 다른 이의 의견을 구해가며, 그/그녀가 바라고 내가 바라는 여성평화운동을 만들어 갔어야 했다.
이런 후회는 평화여성회의 갈등중재 훈련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남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복잡한 사회일수록 다양한 갈등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평화여성회를 만나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바란다. 또한 평화의 힘이 개인적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구조적인 폭력을 읽고 그것을 깨뜨리는 활동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 이은하 선생님은 2001년 부터 2002년까지 평화여성회에서 활동하신 분으로 충남 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을 역임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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