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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여성회 : 여성평화뉴스레터


갈등해결센터 조정팀, 캐나다 연수 다녀와


- 김선혜(갈등해결센터 조정팀)


올해 RJ 리플렛을 만들면서 피해자?가해자 사이의 ‘회합’이라는 말은 ‘대화모임’이라는 말로 바뀌었다. 지난해 회합을 진행하면서 회합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이 어렵고 당사자들도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처럼 사업을 설명하는 적절한 ‘단어’가 무엇인지를 찾고 있는 것이 우리사회의 RJ의 현실이다.

2006년부터 회복적 사법(Restorative Justice)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화모임 3년차를 진행하면서 우리보다 앞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곳의 경험을 보고 배우길 바라던 차에 현대적 RJ의 출발지였던 캐나다에 조정팀이 가게 되었다. 6월 14일부터 24일까지 조영희 평화여성회 공동대표, 박수선 갈등해결센터 소장 등 11명의 갈등해결센터 조정팀과 형사정책연구원 김은경박사가 함께 다녀왔다.


캐나다 BC지역에서 1982년부터 활동해 온 CJI(Community Justice Initiatives)에서 3일간 워크숍을 진행했다. CJI의 활동과정에 대한 설명을 통해서 캐나다 RJ의 흐름과 역사를 이해하고, 현재 활동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워크숍에서 가족 피해를 입은 당사자이면서 현재는 학교에서 RJ를 진행하고 있는 Dan을 만났다. 첫날은 그의 사례를 들었고, 셋째날은 그가 현재 학교에서 하고 있는 경험을 들을 수 있었다. 첫날 그가 겪었던 가족 피해의 사례를 얘기할 때 부모로서 그가 겪었을 그리고 겪고 있을 아픔에 가슴이 에였다. 박인혜 선생의 말대로 “RJ는 수많은 사람의 피와 눈물을 통해 만들어 진”것임을 Dan이 알게 했다. 그리고 Community capacity development 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RJ활동과 CJI의 학교 교육 활동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우리사회에서 갈등해결이나 평화라고 일컫는 활동은 캐나다에서는 RJ라는 범주로 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교육과 조정 등 관계회복을 위한 활동이 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 전체를 RA(Restorative Action)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CJI가 주관한 워크숍을 통해서 다른 나라의 사례는 ‘참고사항’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했다. 즉 비록 철학은 같을지라도 지역마다 문화와 제도가 다른데 획일적으로 적용한다든가 모범적 사례라는 것은 불가능하고 나라마다 문화와 제도 등 그 사회에 맞게 제도와 경험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꼭 적용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으니, 워크숍 운영시간이다. 해지기 전에 워크숍을 끝내고 하루 8시간을 넘지 않는다. 하루 12시간 강행군을 하는 갈등해결센터 워크숍과 대비되어 보였다.


Abbotsford 34구역 Middle School 방문

3일간의 워크숍에 이어 기관과 학교을 방문할 수 있었다. 19일에는 Abbotsford에 있는 ARJAA(Abbotsford Restorative Justice & Advocacy Association) 를 방문했는데, 사무실이 우리로 하면 자율방범대같은 경찰서에 같이 있는 것이 특이했다. ARJAA와 함께 RA를 실시하거나 준비 중인 학교을 방문했는데, 이날 아니 이번 연수의 최고봉은 Aberdeen Elementary School에서 만난 12살짜리 또래조정자들이었다. 이 또래 조자들은 시간표를 정해 활동하고 있으며, 점심을 못먹을 정도로 조정하느라 바쁘다고 경험을 전했다. 조정자로 활동한 지 1년 미만으로 길게는 8개월에서 2개월까지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또래 조정자들은 “또래조정 실시 이후 학내에 여러 가지 싸움이 많았는데 줄었다.”며 “교장 선생님 일을 덜어주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 꼬마 조정자들을 통해 어른들에게 가면 꾸지람이나 걱정을 듣거나, 또 문제가 있어 선생님께 이야기하면 고자질하는 것처럼 생각되어 부담스럽기도 하고, 어려운데 또래조정자인 선배에게는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또래 조정의 산 경험을 들을 수 있었고, 후배아이들이 우리가 조정하는 것을 따라다니며 보다가 상급생이 되면 저 반에 들어가서 우리도 해보겠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조정자로 활동하는 것의 자랑스러움을 볼 수도 있었다. 우리도 가능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현재 청소년 범죄나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생각하면 더욱 빨리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berdeen Elementary School에서 만난 12살짜리 또래조정자들을 위해 ARJAA의 스텝이 매주 1회 1시간 30분씩 만나 교육과 모임을 통해 훈련을 하며 지속적으로 또래 조정을 지도하고 있었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었다. 교육과 실천을 연결하고 지속하는 점에서. 마지막 날은 우리나라로 보면 보호관찰 단계에서 의뢰된 조정을 주로 하는 기관을 방문했는데 이런 과정이 BC주에서는 제도화되어 있었다. 스텝들은 전체 시스템만 운영할 뿐 조정등 실제 활동은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놀라웠다.



Aberdeen Elementary School의 꼬마 조정자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한 CJI의 캐서린과 댄은 자신들의 사례로 우리가 마음 아파하는 것을 더 걱정했고, 기관방문을 도왔던 ARJAA의 스텝은 하루 종일 우리가 학교 방문을 마칠 때까지 함께 다니며 우리를 도와줬다. 캐나다에서 RJ를 인연으로 만난 이들은 모두 우리를 동료로 맞이하고 대해줬다. 같은 길을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연대를 표시해주었다. 감사하다.

이번 연수는 여러 사람의 고생과 노력으로 준비되고 진행될 수 있었다. 특히 전체 프로그램을 코디하고 통역까지 하고 기관 방문할 때 운전까지 하고 우리가 밥을 해먹을 수 있도록 지인의 살림을 들어오기까지 한 이재영 선생님에게 큰 감사드린다. 마지막날 결코 잊을 수 없는 환상의 밤을 보내도록 바람을 잡고 쭈욱 이끌어주신 대전의 왕언니 이정순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10여일간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던 여러 사람들 - FORT LANGEY의 추억을 함께 만든 혜숙, 인혜, 미숙, 나미 선생님, 멋진 식사를 준비하느라 기꺼이 우리의 엄마가 되어준 나미, 은경, 미숙 선생님, 웃음은 추임새에 있음을 보여준 경순, 미숙선생님. 인 < 워크숍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 터넷폰이라는 신무기로 한국과 소통이 자유롭도록 도운 항진선생님, 밤마다 맛사지걸로 변신한 박소장님, 두고 간 조국의 일로 밤낮없이 일과 공부에 묻혀 산 조대표님 그리고 무엇보다도 알뜰한 살림으로 연수비용을 남겨줘 돌아오는 길에 돈벼락을 맞게 해 준 혜숙 선생님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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