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헌법 9조 수호를 위한 일본 여성들의 열정에 감동하다..."

- 일본어머니대회에 다녀와서

김정수(평화여성회 공동대표)

필자는 지난 7월 23-24 양일에 걸쳐 열린 제51회 일본어머니대회에 참석했다. 일본어머니대회는 일본 전체에서 약 만 명의 여성들이 모여 여성인권, 여성노동, 자녀교육, 환경, 평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일본여성들, 특히 어머니들이 일본사회 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정의로운 평화의 미래를 위한 의지와 결의를 모으는 커다란 행사이다.
올해로 51회가 되는 일본어머니대회는 지난 1954년 일본의 어선이 태평양에서 미국의 원폭실험에 피폭된 것에 충격을 받은 어머니들이 다시는 일본이 원폭의 피해자가 되지 말 것을 결의하는 동기로 시작되었다. 현재는 원폭피해자로서의 일본 뿐 아니라 아시아의 침략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일본에 대한 가해자의 책임을 동반하는 여성들의 반전-반핵-평화의 목소리를 모으는 장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올해의 주제는 전쟁포기와 무력불소유를 선언한 일본평화헌법 9조를 수호하여 일본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평화를 위한 유산으로 남겨주자는 내용으로 결정되었다. 이에 필자는 일본에서 단일회원조직의 여성단체로는 가장 큰 ‘신일본여성회’(Shinfujin)의 초청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첫째 날(7월 23일, 토)은 동경에서 가까운 이바라키현의 히타치나카시의 카사마츠 체육공원 체육관에서 전체 참석자들이 모인 가운데 오끼나와에서 호카이도까지 전 일본여성 대표들이 위에 언급한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고 필자 역시 한국여성평화운동의 목소리로 일본평화헌법 9조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위한 유산으로 지켜내자는 연대의 목소리를 전했다. 전체주제강연은 “지금은 생명이 빛나게 할 때..”라는 내용으로 여성의 삶의 현실에서 차별을 극복하고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내용이었다.
다음날(7월 24일, 일)은 교육대학으로 유명한 쯔구바 대학에서 약 51개의 워크샵이 열렸는데, 필자는 평화헌법 9조 수호를 위한 워크샵에 동경대학 역사학 교수인 고모리 교수와 신일본여성회의 회장 타카다 기미꼬씨 등과 함께 발표하였다. 이 자리에는 약 800명의 여성들이 참석했고 여기서 현재 약 2,500개 정도 조직되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9조회’(평화헌법9조를 지키기 위한 모임)에 대한 여성들의 다양한 반전과 반핵을 위한 평화의 목소리들이 소개되었다. 필자는 한국 헌법5조의 평화사상(침략전쟁에 동참하지 않음)과 일본평화헌법 9조를 비교하는 내용을 소개하면서 동아시아에서 군국주의와 무기경쟁을 극복하고 평화의 미래를 위한 양국여성들의 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마지막 날(7월 25일, 월), 필자를 초청한 신일본여성회 사무실에 방문하였다. 신일본여성회의 실무자는 약 40여명이나 되고 전체 회원은 1만 명이 넘을 정도로 커다란 단체였다. 실무자와들과의 만남을 통해 역사교과서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나 평화를 위한 여성들의 연대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필자의 이번 방문은 일본어머니대회를 후원하고 있는 일본여성평화기금(Japan Women's Peace Fund)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여성평화기금의 이사장인 야마모토 쿠니코씨와 필자의 일본방문 동안 통역과 모든 안내를 해준 신일본여성회의 국제연대담당 히라노 에미꼬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자세한 내용은 평화여성회 소식지 가을호에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