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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여성회 : 여성평화뉴스레터

여성, 평화의 힘을 보고 싶다

2010.01.08 14:27

평화여성회 조회 수:1507




여성, 평화의 힘을 보고 싶다.

전화벨이 울렸다. “엄마, 일기장 갖다 줘.” 바빠서 아이의 준비물을 잘 챙기지 못하던 나에게 아이가 전화를 했다. 아이의 일기장을 갖고 학교로 향하던 중 우연히 아이의 일기장을 보았다.(아들, 미안!!) 일기 제목은 핵무기. “핵무기는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는 무기다. 핵무기는 세계2차대전때 아인시타인이 만들어서 미국인들이 일본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다.” “핵무기는 점점 더 발달이 돼서 폭탄들도 무서워하는 폭탄이 됐다.” “나는 새계가 평화롭고 다치거난 엄뚱한 일로 사람들이 죽지 않으면 좋겠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의 일기에 충격을 받았다. 우리 사회에서 핵문제는 어른의 문제뿐 만이 아니라 아이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을 보면서 한반도 역사의 비극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핵실험은 세계적으로 많이 있어왔다. 1945년 이후 미국을 비롯한 7개국이 2,050번의 핵실험을 했다. 평균 10일에 한번씩 핵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핵실험의 피해는 어린이, 여성, 노인 등 주민이고 특히 식민지 국가의 주민이나 해당국의 힘없는 주민들이 그 피해 당사자이다. 우리 민족은 핵무기와 깊은 연관이 있는 민족이다.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희생된 사람중 7만명이 조선인피폭자이다. 미국의 원폭투하로 조선인이 원자폭탄의 뜨거운 열에 녹아 형체도 없이 사라지거나 평생 그 흉터를 안고 살고 있다. 미국으로 인한 원폭피해민족이 다시 핵보유국이 되는 이 역사의 아이러니에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미국의 대북강경정책, 북한의 핵실험, 국제사회의 제재 등 우리 사회에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라는 냉정한 보복 논리가 휘감고 있다. 힘만이 생존을 보장하고 힘만이 상대를 굴복시킬 수 있다는 힘의 논리가 강대국과 약소국의 게임에서,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힘의 논리가 아니라 갈등해결적 관점이 필요하다. 이 관점은 갈등을 폭력적으로 해결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건설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초점이 있다. 갈등이나 분쟁을 역동적 현실로 인식하고, 개인이나 사회, 조직, 사회의 발전을 위해 건설적으로 변화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데서 출발하는 게 필요하다. 이 관점은 갈등에 대한 당사자의 긍정적인 인식과 적극적인 해결의지, 해결과정에서 적극적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 이렇게 될 때 갈등은 적극적 차원에서 건설적이고 평화적으로 해결되고 평화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북한과 미국이 죽거나 사는 승패게임(win-lose game)이 아니라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상호윈윈게임(win-win game)으로 발상을 전환할 때만이 더 이상의 핵실험과 전쟁위협도 사라질 것이다.

또한 여성들이 평화형성자로서 적극적으로 핵문제에 개입하여야 한다. 북한 핵실험이후 여성단체들의 공식입장 표명이 거의 없었다. 아마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위기의 시기에 여성들이 평화형성과 갈등해결의 주체로서 나서지 않는다면, 긴장과 위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현재 6자회담에서 유엔제재, 사회단체 성명서까지 남성들이 주도하고 있다. 여성들이 협상과 정책결정구조, 시민사회에서 평화형성자로서 나설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

핵문제는 우리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미래 세대에게 돌이킬 수 없는 미래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이다. 여성들이 평화와 생명에 근본적으로 반하는 어떠한 핵실험도 핵무기도 인정할 수 없음을 밝혀야 한다. 또한 갈등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북미 직접협상과 북미 당국자의 결단을 촉구해야 한다. “대화와 협상”을 주장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그립다. 그리고 여성, 평화의 힘을 느끼고 싶다. 시간이 많지 않다.

정경란(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반도평화센터 소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11월호 소식지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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